“마약 같은” “동반자”
함께 있는 것이 익숙하다. 동료를 넘어 이제는 또 하나의 가족이나 다름없다. 당연한 듯 같이 밥을 먹고 일상을 나눈다. 주인공은 우완투수 구승민(32)과 김원중(29·이상 롯데)이다. 이미 팬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진 절친이다. 김원중이 2020시즌부터 마무리로 변신하면서 붙어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구승민이 지난 9일 품절남 대열에 합류했지만 둘 사이는 변함없다. 심지어 신혼집이 김원중 집과 가깝다고. 2022시즌을 앞두고 다시 한 번 파이팅을 외쳤다.
◆ 딱 붙어서, 더 강해진!
구승민과 김원중은 롯데의 필승조다. 팀의 승리를 지켜내야 하는 자리인 만큼 무게감도 만만치 않을 터. 그 마음을 잘 알기에 기쁠 때든, 힘들 때든 버팀목이 돼주곤 한다. 모르고 지나치는 것들을 짚어주는 것은 물론이다. 굳이 나이를 따지지도 않았다. 구승민의 경우 지난 시즌 예기치 못한 부상악재를 만나는 등 맘고생을 했다. 이를 지켜보던 김원중은 “정신 차리라”며 나지막이 툭 던졌다. 반대로 김원중이 흔들릴 땐 구승민이 “감정조절을 하라”고 조언했다.
시너지 효과도 크다. 나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구승민은 2020시즌부터 2년 연속 20홀드를 달성했다. 구단으로선 처음, KBO리그로 범위를 넓혀도 역대 7번째 기록이다. 김원중 또한 철벽을 자랑했다. 2020시즌 25세이브를 올린 데 이어 작년엔 35세이브를 마크했다. 오승환(삼성·45세이브)에 이어 전체 2위였다. 구승민은 “(김)원중이가 많이 성숙해진 듯하다. 노련해졌더라. 예전엔 무조건 정면승부를 외쳤는데 가끔은 피해갈 줄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원중은 “(구)승민이형 역시 숱한 위기 속에서도 본인 자리를 잘 지킨 듯하다”고 전했다.
◆ 장난처럼, 이어진 선행!
때로는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기도 한다. 구승민은 지난해 기부에 눈을 떴다. 김원중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사실 시작은 장난이 가미돼 있었다. 시즌 전 콘텐츠를 찍는 도중이었다. 애장품 관련 이야기를 나누던 가운데 구승민이 김원중과의 식사권을 얘기했다. 김원중은 지지 않고 구승민의 카드를 내놓았다. 한도는 100만원. 이러한 과정은 고스란히 구단 채널에 담겼다. 구승민과 김원중은 직접 롯데마트에서 100만원치 물품을 구입, 보육원에 전달했다.
구승민과 김원중이 꼽은 지난 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이기도 하다. 구승민은 “어떻게 보면 원중이가 저를 놀리려고 했던 게 발단이 됐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하게 됐지만 좋은 경험이었다”며 “사실 평소에도 생각은 많이 했는데 막상 행동으로 옮기기가 쉽지 않았다. 은근히 감동적이더라”고 말했다. 김원중 또한 “내가 은근히 막무가내 스타일은 아니다. 선을 지킨다”며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 좋은 일을 했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새로운 출발선에 설 준비 중이다. 이미 훈련에 한창이다. 올해도 중요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서로를 위한 덕담 또한 아끼지 않았다. 평소엔 절대 하지 않을 말이다. 구승민은 “(한국 나이로) 이제 30대가 됐으니 동생들도 잘 이끌었으면 좋겠다. 건강하게 맡은 역할 잘 수행하면서 재밌는 시즌을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김원중은 “결혼했다고 정신 놓지 말고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우리 둘 다 안 아프게 시즌 잘 마치고 여행을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로에 대해 정의를 내린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한참 고민하던 구승민은 ‘마약 같은 존재’라고 했다. 구승민은 “원중이는 끊을 수가 없다. 나쁜 의미는 아니고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뜻이다”라고 강조했다. 김원중은 “원래는 승민이형을 항상 ‘소울 메이트’라 설명하곤 했다. 하지만 이제 진짜 소울 메이트가 생겼지 않느냐. 동반자 정도로 얘기하고 싶다”고 웃었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구승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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