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그나마, 이동경(24·울산현대)이 있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 올림픽대표팀이 31일 오후 8시 일본 요코하마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2020 도쿄하계올림픽 8강전에서 3-6로 대패했다. 조기 탈락하며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참사였다. 경기 내내 수비 불안을 노출하며 6실점 굴욕을 맛봤다. 다행히 득점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이동경의 왼발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학범호는 시작과 동시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 11분 마틴에게 실점했다. 다행히 전반 19분 이동경이 승부의 균형을 바로 잡았다. 상대 페널티박스 앞에서 번뜩이는 왼발 슈팅을 때렸다. 베테랑 골키퍼 오초아도 정확히 반응하지 못한 멋진 골이었다.
이동경은 한 번 더 빛났다. 전반 29분, 전반 38분 연속 실점하며 경기에 끌려가던 후반 5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멕시코 골망을 다시 흔들었다. 추격 의지를 살리는 득점이었다.
골뿐 아니라 위협적인 장면을 여러 차례 만들었다. 날카로운 프리킥 직접 슈팅으로 멕시코 골망을 흔드는가하면 특유의 시야와 패스 능력으로 공수 연결 고리 역할을 톡톡히 소화했다.
이동경인 조별리그 1차전 뉴질랜드전 0-1 패배 후 상대 공격수 크리스 우드와 악수를 하지 않아 비매너 논란에 휩싸였다. 다행히 이를 털어내는 듯한 맹활약을 계속 이었다. 팀 전체가 부진했던 이번 멕시코전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번 올림픽이 열리는 도쿄의 또 다른 이름 동경과 이름이 같아 ‘도쿄 리’라는 별명을 얻은 이동경의 왼발이 제대로 빛난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동경의 맹활약에도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김학범호는 이후 3골을 더 허용했다. 경기 종료 직전 황의조가 한 골 만회했으나 승부는 기울어진 뒤였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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