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기자] 매년 5월 8일은 ‘세계 난소암의 날’이다. 이는 난소암 환자들을 격려하고, 암 예방 및 치료성에 대한 인식제고를 위해 제정됐다.
난소는 약 3g으로 체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 다만 크기에 비해 여성호르몬 ‘컨트롤 타워’라는 큰 역할을 수행한다. 난소는 연령·주기에 따라 에스트로겐·프로게스테론 등 여성호르몬을 분비함으로써 생리·임신·신체대사에 관여한다.
난소암은 3대 여성암에 속한다. 다만 유방암·자궁경부암 등 기존 여성암과 달리 난소암은 ‘소리 없는 살인자’로 불린다.
김윤환 이대여성암병원 재발성부인암센터 센터장은 “난소암은 무증상이 증상인 암으로 꼽힌다”며 “대체로 암이 상당히 악화된 뒤에나 의심스러운 증상이 나타난다. 실제로 난소암 환자의 70%는 3기 이상 진행됐을 때 이를 발견한다”고 지적했다.
난소암은 배란 횟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빨라진 초경, 고령임신, 저출산 등이 원인이 된다는 의미다. 가족력·유전자변이도 한 요소로 꼽히지만 국내에서는 5~10%대에 그친다. 스트레스도 한 몫 한다. 미국 프레드 허친슨 암연구소는 야근이 잦은 여성은 난소암 발병 위험이 24%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밝힌 바 있다.
난소암의 날을 맞아 난소암과 싸운 인물들을 알아본다.
◆‘핑크리본 캠페인’ 창시자 에블린 로더
유방암 인식 제고를 위해 ‘핑크리본’ 캠페인을 창안한 미국 화장품 에스티 로더의 수석 부회장 에블린 로더는 난소암으로 75세에 타계했다.
로더는 여성암에 대한 관심이 많은 인물이었다. 29년째 이어지는 핑크리본 캠페인의 시작은 백화점의 화장품 매장을 찾은 여성들에게 유방암 검진을 떠올리게 하는 작은 핑크색 매듭을 나눠주는 것이었다. 이후 기금 모금 상품으로 확대되면서 미국 의회는 10월을 ‘유방암 예방의 달’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세계적으로 확산돼 국내서도 매년 10월 유방암 예방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어벤져스’의 마리아 힐, 코비 스멀더스
배우 코비 스멀더스도 난소암 생존자다. 그는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국장 닉 퓨리를 보좌하는 마리아 힐 역할로 익숙한 배우다. 스멀더스는 25세였던 2007년 자신을 스타덤에 올린 드라마 ‘내가 그녀를 만났을 때’ 세 번째 시즌 촬영 중 이같이 진단받았다. 스멀더스는 난소의 악성종양 2개를 제거했지만 암이 림프절로 전이돼 2년여간 항암치료를 받았다. 암수술 후에는 두명의 딸을 낳았고, 현재는 건강을 회복해 활발한 활동에 나서는 중이다.
◆계약직 타이피스트에서 HP회장으로… ‘패트리샤 던’
IT기업 휴렛 패커드(HP)의 전 회장 패트리샤 던도 5년간 난소암으로 투병하다 생을 마감했다. 그는 고속 승진, 뛰어난 경영수완으로 미국 업계에서 ‘가장 강한 여성’으로 불린 인물이다.
◆우타다 히카루 “산부인과 질환, 방치하지 마세요”
‘제이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익숙한 일본의 국민가수 우타다 히카루 역시 19세에 난소암 치료를 받은 사실을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산부인과 질환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여성들이 질환을 방치하는 것을 막기 위해 10년 전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가수 양희은, 방송인 홍진경 역시 난소암과 싸워 건강을 회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하정 민트병원 부인과센터 원장은 “난소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이 뒤늦게 발병하고, 증상조차 소화질환 등으로 여겨진다. 조기 발견이 쉽지 않아 다른 여성암에 비해 생존율이 낮다”며 “수많은 여성들이 뒤늦게 암을 진단받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이어 “다만 난소암도 1·2기에 발견시 70~90%에 가까운 완치율을 보인다”며 “증상이 없더라도 가족력이나 유방암 발병 경험이 있는 고위험군, 40대 이상의 폐경 후 여성은 적어도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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