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10년 시간, 600배 차이를 뛰어넘었다.’
손흥민(28·토트넘)의 예상 이적료는 6400만 유로(약 851억원)다. 최근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 매체인 트랜스퍼마르크트는 월 단위로 예상 이적료를 책정해 발표한다. 손흥민은 지난해 8000만 유로(약 1064억원)까지 치솟았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다소 하락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안정을 되찾고 무너진 경제가 조금씩 자리를 찾아가면 다시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 아직 20대의 나이, 무엇보다 현재 진행 중인 기초군사훈련을 마치면 병역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
이적료가 상징하는 바는 크다. 손흥민은 이번 예상 이적료 책정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유벤투스· 6000만 유로)를 넘어섰다. 물론 호날두가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몸값이 하락한 이유도 있지만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자체만으로 흥분하기에 충분하다.
성장은 곧 노력에 있다. 손흥민은 혈혈단신 독일로 건너가 함부르크SV에 입단한 2010년 당시 몸값이 15만 유로였다. 이 시점에서 호날두는 9000만 유로였다. 6000배의 차이였다. 극복할 수 없을 것처럼 느껴졌지만, 손흥민은 뛰어넘었다. 2013년 레버쿠젠으로 이적하며 1000만 유로를 찍었고 2015년 토트넘에 새 둥지를 틀며 3000만 유로를 기록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토트넘에서 전성기의 문을 연 손흥민은 최초 토트넘 이적 당시 이적료에 2~3배를 해당할 만큼 가치를 끌어올린 것이다.

10년의 세월, 손흥민을 둘러싼 모든 시각도 함께 바꿨다. 단적인 예로 영국 스포츠 전문매체 ‘더 애슬레틱’은 27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잠정 중단한 2019~2020시즌을 결산하는 자체 시상식을 진행했고 ‘올해의 골’에 손흥민을 선정했다. 지난 12월 번리전에서 연출한 70m 드리블 돌파골이었다. 이 골 장면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중계권사인 영국 방송 스카이스포츠가 진행한 EPL 역사상 최고로 멋진 골을 뽑는 팬 투표에서도 26%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세계 최고의 선수를 꼽는 발롱도르 투표에서 22위에 올라 아시아 축구 역사를 새로 쓰기도 했다.
이제는 각종 단체 또는 매체가 선정하거나 조사하는 ‘부분별 순위’에서 어렵지 않게 손흥민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다. 언론과 팬 모두가 인정한 손흥민이다. 70m 원더골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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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영국 스포츠 전문매체 선정, 2019~2020시즌 EPL 올해의 골에 선정됐다. 사진은 손흥민의 경기 장면. /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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