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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작마다 대박… ‘MMORPG 명가’ 엔씨소프트

입력 : 2019-12-18 18:17:44 수정 : 2019-12-18 18: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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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온라인 게임 ‘리니지’ 첫 선 / ‘아이온’ ‘블소’로 위기 돌파에 성공 / 21년 동안 노하우·역량 총집약해 / 모바일도 점령… 흥행 새 역사 계속

[김수길 기자] 아무것도 없던 황무지를 정성을 다해 개간(開墾)하고 곳곳에 비료를 줬다. 점점 비옥해진 논과 밭은 어느덧 좋은 씨를 뿌릴 훌륭한 경작지로 변모했다. 적어도 매년 한 번은 모작을 해야 하나, 때론 수년이 걸리기도 했다. 무리하게 헤집지 않기 위해서였다. 끈기를 갖고 혼신의 힘을 다한 이 영농인의 꿈은 알찬 곡식과 열매를 잉태했다. 장터에서는 연일 최고가를 부르며 찾는 이들로 넘쳐났다. 말그대로 풍년이었다. 중간중간 위기도 있었지만 현명하게 대처하고 품질로 승부한 덕분에 어느새 20년 넘게 믿고 고르는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리니지’부터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 & 소울’(이하 ‘블소’) 그리고 모바일 ‘리니지’ 형제까지…. 바로 엔씨소프트가 길러낸 작물들이다.

 

지난 1998년 첫선을 보인 ‘리니지’를 필두로 최근 발매한 ‘리니지2M’까지 시장에 안착하면서 이른바 ‘엔씨소프트식 MMORPG 지도’가 완성되고 있다. 사진은 ‘블레이드 & 소울’,

지난 1998년 첫선을 보인 온라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를 필두로 최근 발매한 모바일 MMORPG ‘리니지2M’까지 시장에 안착하면서 이른바 ‘엔씨소프트식 MMORPG 지도’가 완성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리니지’ 시리즈로 나라 안팎에서 게임한류에 불을 지폈고 ‘아이온’으로는 자칫 꺼져갈 뻔한 불씨를 다시 지폈다. 또한 ‘블소’는 마니아 층을 두텁게 형성하면서 MMORPG 장르로는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e스포츠 분야로도 진출했다.

출생 순으로 가장 막내인 ‘리니지2M’은 한지붕 가족이자 형뻘인 전작 ‘리니지M’이 2017년 6월부터 수성해온 권좌를 출시 나흘만에 물려받으면서 초반 맹주를 펼치고 있다. ‘리니지M’은 2년여 시간 동안 2위와 격차를 계속 벌리면서 압도적인 입지를 자랑했다. 하지만 동생인 ‘리니지2M’에 자리를 내줬다. 이처럼 엔씨소프트는 MMORPG 장르라는 한 줄기 속에서 수명을 이어가면서 동시에 시장을 지속적으로 석권하는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1997년 창립 이후 무게감 있는 MMORPG를 계속 선보였고, 대한민국 게임 역사에 의미 있는 기록도 남겼다”고 했다.
 

리니지

◆한국 온라인 게임의 산증인 ‘리니지’ 형제

엔씨소프트를 창업한 김택진 대표는 온라인 게임이라는 말조차 익숙하지 않던 20여년 전 ‘리니지’로 신고식을 마쳤다. 국내 최초의 인터넷 기반 온라인 게임이라는 타이틀을 단 ‘리니지’는 시판 직후부터 돌풍이었다. 당시는 PC 통신과 MUD게임(Multi User Dungeon, 텍스트를 활용한 채팅 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던 까닭에 ‘리니지’가 지닌 혈맹 시스템과 대규모 사냥, 공성전 시스템 등은 전에 없던 혁신적인 게임으로 평가받았다.

덕분에 ‘리니지’는 서비스 15개월만에 국내 최초로 온라인 게임 100만 회원 시대를 열었다. 2016년에는 단일 게임 최초로 누적 매출 3조 원을 돌파했다. 이 같은 성공에 힘입어, 20년이 넘도록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 IP(지식재산권)로 꼽힌다. 엔씨소프트는 과거의 추억을 불러오듯 2019년 3월에는 ‘리니지’ 서비스 사상 최대 규모의 업데이트인 ‘리니지 리마스터’를 단행했다. 1920x1080 와이드 해상도의 풀HD 그래픽을 채용했고 기존 대비 4배 증가된 해상도와 2배 향상된 프레임으로 선명하고 생동감 넘치는 그래픽을 구현했다. 초창기 ‘리니지’를 접해본 이들은 과거를 회상하면서 동시에 최첨단 기술력으로 탈바꿈한 현대판 ‘리니지’에 두 번 놀랐다.

리니지2

‘리니지’가 경작한 곳에는 후속탄 ‘리니지2’가 대기하고 있었다. ‘리니지’가 국내 온라인 게임 시대를 개척했다면, 2003년에 나온 ‘리니지2’는 우리나라에 3D(차원) 온라인 게임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리니지2’는 3D PC MMORPG의 시대를 본격 개막한 주역이다. 풀(FULL) 3D로 구현한 동시대 최고의 그래픽을 통해 박진감 넘치는 경험을 선사했다. 컴퓨터 시장에서는 고사양 그래픽 카드의 수요가 급증하는 등 PC 사양을 상향시키는 붐을 일으켰다. ‘리니지2’와 관련된 재밌는 일화도 있다. 2004년 발발한 바츠 해방 전쟁이다. 거대한 독재 세력을 몰아내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이용자들이 맞서 싸운 온라인 게임 내 전쟁이다. 약 4년간 20만 명 이상 참여한 바츠 해방 전쟁은 온라인 게임 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으로 회자되고 있다.
 

◆거듭하는 변화에 신기록까지 ‘아이온’과 ‘블소’

10년 간 시장을 주도해온 ‘리니지’ 시리즈에 짐짓 피로도가 생길 무렵이던 2008년. 엔씨소프트는 완전히 새로운 프랜차이즈 ‘아이온’을 알렸다. 당시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MMORPG 아류작들이 넘쳐나는 가운데 총쏘기게임(FPS) 장르의 약진이 두드러지던 시기. 엔씨소프트는 사방에서 몰아친 위기를 ‘아이온’이라는 카드로 응수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아이온’은 160주 연속 PC방 순위 1위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아이온

‘아이온’은 마족과 천족의 대립을 그렸다. 이 대립구도는 캐릭터 성장부터 스토리 전반에까지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몰입감을 높였다.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으로 개성 있는 외형과 복식으로 종족 고유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자신의 종족과 일체감도 형성한다. 주요 거점 역시 분리돼 별개의 NPC(인공지능캐릭터)가 존재하는 등 환경적 요소도 ‘아이온’만의 섬세하고 완성도 있는 기획력을 꿈틀거리게 했다. 종족의 대립에서 시작되는 PvP(이용자끼리 대결)은 ‘아이온’의 백미다. 성장 동선을 따라 이어지는 필드 콘텐츠들은 상대 종족과의 물리적 거리를 좁혀, 전투의 핵심 접점지로 이용자들을 이끈다. 캐릭터를 성장시킨 뒤, 개인이나 파티, 연합 등 여러 형태로 PvP를 만끽할 수 있다.

‘아이온’으로 승승장구하던 엔씨소프트는 2012년 6월 30일 무협의 로망을 실현한 MMORPG ‘블소’를 꺼내놓는다. ‘나’의 이야기로부터 점점 확장하는 탄탄한 스토리, 동양 무술을 바탕으로 한 호쾌한 액션, 독창적인 비주얼 등은 호평일색이었다. 특히 환상적인 액션은 ‘블소’의 최대 강점. 이종격투기와 무에타이(태국), 팔극권(중국), 발도술(일본) 등 현실감 있는 액션에다 지붕 위 뛰어넘기, 담벼락 타기, 물위 달리기, 허공 뛰어다니기 같은 다채로운 움직임을 제대로 구동했다. 일러스트에 대한 관심도 많았다. ‘블소’는 원화의 매력을 게임 속에서 느낄 수 있도록, 원화를 풀 3D화(化)하는데 초점을 뒀다.
 

리니지M

◆MMORPG 역사 다시 쓴 모바일 ‘리니지’ Bro.

2017년 6월 엔씨소프트는 새로운 역사 창조를 향해 신호탄을 쏜다. 온라인 ‘리니지’를 모바일로 완벽하게 해석한 ‘리니지M’이 출발선에 섰다. 클래스마다의 캐릭터뿐만 아니라, 전체 사냥터가 개방돼 있는 오픈 월드, 혈맹, 대규모 사냥, 공성전 등 ‘리니지’의 재미 요소를 고스란히 담았다. 모바일 플랫폼에 맞춰 비주얼을 강화하고 조작체계도 최적화했다. ‘리니지M’은 ‘리니지’ 시리즈의 핵심인 전투를 한층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기 위한 시스템을 도입했다. PvP의 경우 PvP북에서 자신의 상세한 전투 기록과 랭킹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캐릭터와의 PvP에서 승리하면 패배 캐릭터와 패배 캐릭터가 속한 혈맹에게 도발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자신을 패배시킨 상대방 캐릭터 근처로 곧장 텔레포트(Teleport, 순간이동)하는 기능으로는 전투를 활성화했다. 오픈 필드에서 파티(Party) 사냥을 원활하게 해주는 시스템도 있다. 파티장(長)이 목표를 지정하면, 파티원들의 화면에 목표물이 표시되고 집중 공격할 수 있다.

‘리니지M’으로 시장을 평정한 엔씨소프트는 당연한 수순으로 ‘리니지2M’을 내놨다. 이제는 기술적 진보가 화두였다. ‘리니지M’에 2D라는 한계가 있었다면 ‘리니지2M’은 기존 모바일 게임의 수준을 뛰어넘은 모바일 최고 수준의 4K UHD(Ultra-HD)급 풀 3D 그래픽을 실현했다. 김택진 대표부터 “앞으로 몇 년 동안 기술적으로 ‘리니지2M’을 따라올 수 있는 게임은 없을 것”이라고 자평할 정도다.

'리니지2M' 캐릭터

‘리니지2M’은 모바일 3D MMORPG 최초로 충돌 처리 기술을 적용했다. 이로써 캐릭터와 몬스터, 지형이 각자의 공간을 보유하도록 하고 전투의 현실감도 높였다. 모바일 최대 규모의 원 채널 오픈 월드는 엔씨소프트가 갖춘 개발력의 진가를 보여준다. 현재 ‘리니지2M’라는 게임 속 월드의 규모는 2억 4000만㎡(약 7300만 평). 서울 여의도 면적(290만㎡)의 약 83배에 달한다. 로딩 없이 모든 지역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심리스(Seamless) 형태로 구현해, 위기에 처한 친구를 도와주거나 특정 몬스터를 사냥하려 할 때 순식간에 이동해 전장에 합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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