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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기획] K3 '무한도전'… 이태홍 경주시민축구단 감독 "운동장 넓고, 공 둥글다"

입력 : 2016-06-17 06:10:00 수정 : 2016-06-17 10:3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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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공은 어디로 굴러갈지 아무도 모른다.”

까맣게 탄 얼굴에 짧은 머리, 그리고 부리부리한 눈매가 영락없는 축구 감독이다. 외모에서 풍기는 카리스마가 장내를 압도한다. 그런데 말투는 영락없는 옆집 아저씨이다.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단상에 오른 그는 “90분 동안 쉬지 않고 굴러다니는 공은 어디로 튈지 아무도 모른다. 그저 공을 쫓아서 많이 뛰고 열심히 움직이는 팀이 승리한다. 내 축구철학”이라고 ‘무한 도전’의 시작을 알렸다. 주인공은 ‘K3 축구리그’ 경주시민축구단의 사령탑 이태홍(45) 감독이다.

이태홍이라는 이름 석 자는 낯설다. 하지만 그의 면모를 살펴보면 ‘아∼’하고 무릎을 탁 치게 된다. 그는 1987년 캐나다 국제축구연맹(FIFA) U-17월드컵에서 신태용(올림픽 대표팀 감독)과 서정원(수원 블루윙즈 감독), 김병수(영남대 감독) 등과 함께 대표팀을 8강에 올려놓은 주역이다. 1991년 FIFA U-20 월드컵에서는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해 대표팀의 주장 완장을 차기도 했다. 1992년 성남 일화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를 밟은 그는 1995년까지 일화의 K리그 첫 3연패 등극에 앞장섰다. 이 감독이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과 1994미국월드컵 최종예선 대표로도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그는 화려한 선수생활을 접고 재야로 돌아가 밑바닥부터 다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남해축구클럽 감독과 LG 치타스(FC서울의 전신) 유소년팀 감독, 청담중(경기) 감독, 대구대 코치를 거쳐 2008년 경주대 초대 감독으로 활동했고, 2015시즌을 앞두고 경주시민축구단 창단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모든 연령대 감독을 역임한 국내 몇 안 되는 감독 중에 하나다.

화려한 선수 시절을 고려하면, 충분히 프로 구단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그가 밑바닥으로 돌아간 이유가 궁금했다. 최근 스포츠월드와 만난 이 감독은 딱 한 마디로 정리했다. 그는 “축구는 즐거워야 하고, 재미있게 해야 한다”며 “현장에서 숨 쉬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만족한다. 어느 팀 감독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떠한 팀이라도 어떻게 만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며 “내 자리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면, 언젠가는 좋은 지도자로 인정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낭중지추(주머니 속의 송곳)’라고 했던가. 이 감독이 이끄는 경주시민축구단은 올 시즌 축구협회(FA)컵에서 K3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16강에 진출하는 이변을 낳았다. 16강에서는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의 부천FC와 격돌한다. 이 감독은 “K3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 화려함은 없다. 대부분 프로 진출에 실패한 이들이다. 가슴 속에 상처를 하나씩 안고 있다”며 “개인 능력에서는 분명 열세지만, 팀으로 상대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축구는 사격처럼 기록 경기가 아니다. 분명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FA컵을 통해 K3리그도 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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