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체인지(Change)’에서 따온 예명 채인지 역시 흥미롭다. 변화를 의미하는데 자신의 새로운 삶에 대한 의지가 담겨있다.
어린 시절부터 가수가 꿈이었던 채인지.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내 경연대회에 항상 나갔고 위문공연도 다닌 경험이 있다. 그렇게 가수의 꿈을 키우다 자신에게는 멘토나 다름없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그 꿈을 유보해야 했다. 결혼과 남편을 따라 브라질로의 이민, 그리고 우루과이에서의 삶까지 25년 간 남미에서 생활해야 했던 채인지다.
“아버지께서 살아 계셨으면 결혼도 못했을 거예요. 늘 ‘넌 결혼하지 마라’고 하시면서 참 예뻐해주셨거든요. 제가 막내딸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그런 아버지께서 9년 동안 지병으로 고생하시다 저 세상으로 떠나셨어요. 당시 충격이 컸고 경제적으로 엄마를 보필해야 했었죠. 레슨은 꿈도 못꿨지요. 그러다 결혼을 하게 됐어요.”
브라질의 밀림이나 다름 없는 벨렘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다. 모든 것이 열악했고 갖은 고생을 다해야 했다. 그 와중에 첫째 아이를 잃고 말았다. 엄청난 고통이었다. 남편의 의지에 따라 우루과이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 됐고 채인지의 고생은 끝나지 않았다. 지금은 어엿하게 장성한 두 아들에 남편 역시 성공한 비즈니스맨이 됐다. 그런 와중에 채인지에게 찾아온 것이 직장암이었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해 수술 후 치료를 했다. 그 때 의사가 한 말이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라는 조언이었다.
그렇게 해서 채인지가 최근 발표한 곡이 ‘사는 동안’이다. 이 곡은 ‘옥경이’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칠갑산’ 등을 히트시킨 작곡가 조운파가 작사, 작곡 했다. 미디엄 템포의 ‘사는 동안’은 ‘남편과 아내가 만나 가족을 이루고 그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서로 다투기도 하고 다시 화해하기도 하면서 살아가지만 모든 것을 이해하고 안아줄 수 있는 것은 사랑’이라는 큰 메시지를 담고 있다. 노래 내용이 채인지의 삶에 대한 풀 스토리다. 작곡가 조운파가 채인지를 자신의 문하생으로 받아들여준 후 첫 대면식에서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바로 써내려 간 작품이다. 특히 밴드로 구성된 어쿠스틱한 사운드가 듣는이로 하여금 포근함을 느끼게 하는 곡이다.
현재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는 채인지. 라디오는 물론, TV활동까지 현재 가수로서 무대에서 대중에게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 존재만으로도 새로운 희망인 채인지의 오래된 미래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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