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 23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시사회를 열고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해적’은 조선 건국 보름 전 고래의 습격을 받아 국새가 사라진 전대미문의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찾는 해적과 산적, 그리고 개국세력이 벌이는 바다 위 통쾌한 대격전을 그린 액션 어드벤처. 올 여름 극장가를 시원하고 유쾌하게 이끌 작품으로, 손예진과 김남길을 비롯해 유해진, 박철민, 조달환, 오달수 등 막강 코믹군단이 총출동했다.
‘해적’은 관객들을 웃기기 위해 탄생한 영화 같았다. 일각에선 ‘캐리비안 해적’ 시리즈를 연상하며 비교하곤 하지만, 웃음의 강도는 ‘해적’이 한 수 위인 것 같다. 몸개그는 물론 빵빵 터지는 유머들이 곳곳에 배치돼 끊임없이 배꼽을 자극했고, 상황마다 인물마다 벌어지는 예사롭지 않은 사건들은 계속해서 유쾌한 웃음을 자아냈다.
웃음의 중심에는 김남길과 유해진이 있었다. 김남길은 본인 그대로의 모습을 영화 속으로 옮겨놓은 듯 했다. 허세 작렬하면서도 엉뚱한, 그러면서도 출중한 무술실력과 두둑한 배짱까지 갖춘 ‘으리의리’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유해진은 ‘해적’의 화룡점정이었다. 해적과 산적을 오고가며 다양한 인물들 사이에서 다채로운 에피소드를 만들어냈고, 그의 멈출 줄 모르는 특급 입담은 최고의 웃음을 만들어냈다.
손예진도 만만치 않았다. 첫 액션영화에서 여자 해적을 맡아 부담감이 클 법도 했지만, 그녀는 마치 영화를 즐기는 것 같았다. 몸에 날개를 단 듯 가벼운 몸짓으로 만들어낸 다양한 액션신들은 너무나 자연스러웠고, 여월 캐릭터에 대한 싱크로율도 상당했다. 과연 ‘손예진이 아니면 그 누가 이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 첫 액션임에도 안정된 연기력을 선보인 것은 물론, 김남길, 유해진 등 다양한 인물들과의 호흡도 훌륭했다.
끝으로 바다를 호령하는 거대한 고래와 함께 벌어지는 해상 전투신도 최고의 백미. 단순히 특수효과로만 무장한 것이 아닌, 그 속에 감성까지 담아냈다. 또 바다 못지 않게 중요한 공간인 벽란도의 모습도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국제적이면서도 고려의 색깔이 물씬 느껴지는 벽란도, 그리고 그곳에서 펼쳐지는 다이나믹한 액션은 시종일관 눈을 즐겁게 했다.
기발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화려한 비주얼과 스케일로 무장한 ‘해적’. 올 여름 관객들의 배꼽을 털어갈 어마무시한 도적들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8월6일 개봉.
윤기백 기자 giback@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