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 애슐리메디슨(www.ashleymadison.com)이 3월 18일 한국에 상륙했다.
사이트에 접속하면 ‘인생은 짧습니다. 연애하세요’라는 문구가 먼저 보인다. 그리고 ‘시작을 위해 먼저 귀하의 관계 상태를 알려주십시오’라는 항목을 선택하면 ‘매여있는 여성이 남성을 찾음’, ‘매여있는 남성이 여성을 찾음’, ‘남성을 찾는 싱글 여성’, ‘여성을 찾는 싱글 남성’ 등 서비스의 목적을 선택하고 회원가입 및 프로필 작성 단계로 넘어간다. 익명 가입이 가능하며, 별도의 인증절차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이용자의 취향을 상세히 기재하도록 유도하고, 거주지 우편번호를 통해 실시간으로 가까운 곳에 있는 이성을 매칭해주는 등, 만남의 확률을 높이는 알고리즘을 구성하고 있다.
사이트 아래에는 “애슐리 매디슨은 애인 및 바람 피는 배우자를 찾는 데 있어 가장 성공적인 웹사이트입니다. 오늘 애슐리 매디슨에서 연애하세요. 매일 수천 명의 바람 피는 아내와 남편들이 가입하여 애인을 찾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애슐리메디슨은 “Life is short. Have an affair” 라는 슬로건 아래 2001년 캐나다에서 런칭, 현재 36개국, 2,400만 명 이상의 회원 수를 보유한 세계 최대 온라인 데이팅 사이트이다. 주 고객층을 기혼자로 선정, 논란의 중점에 있는 이 사이트는 서비스 내용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자 가장 흔한 여자아이 이름인 애슐리와 메디슨을 합친 이름을 사용한다.
창립자 노엘 비더만(Noel Biderman)은 스포츠 에이전트로 일할 당시 담당 선수들의 외도를 도와주면서 온라인 데이팅의 틈새 시장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는 결혼이라는 불변의 관계 속에서 이혼율이 증가하는 사회적 문제를 경감하고자 이러한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전하며, 애슐리메디슨의 목적은 불륜을 조장하거나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혼자들의 불만을 해소시켜 결혼생활에 순기능을 제공한다고 역설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엄연히 간통죄가 존재한다.
CNN, BBC, 뉴욕타임즈, 허핑턴 포스트 등 전 세계 유력 매체 인터뷰에서 그는 “일부일처의 문화는 부부간 성관계 횟수뿐 아니라 교감의 시간 또한 감소하게 한다. 부부관계는 중요한 요소지만, 이 때문에 가정을 깨는 것을 바보 같은 선택이다. 때문에 가끔 일탈을 통해 서로를 되돌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건강한’ 외도가 결혼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그의 의도가 적중했는지, 현재 애슐리메디슨은 한국을 포함한 36개 국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 캐나다, 타이완, 멕시코, 브라질 등에서는 이미 서비스 정착 단계에 있다. 2013년 8월 런칭한 홍콩에서는 한달 만에 8만 명 회원을 확보했고, 일본의 경우 런칭 첫 해에 100만 명을 돌파해 아시아 문화권에서도 성공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2014년 진출을 목표했던 싱가포르에서는 사이트 기각 처분을 받기도 했다. 가족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싱가포르 미디어 개발청의 결정이다. 이에 CEO 노엘 비더맨은 “사이트 기각은 보수적이지도 도전적이지도 않은 일” 이라면서, “애슐리메디슨은 일본과 홍콩에서 큰 성공을 거뒀고, 대만과 한국에도 성공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필리핀과 태국에도 진출할 것이며, 싱가포르 역시 우리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 믿는다” 고 말했다.
서비스의 사업모델은 ‘크레딧(Credit)’ 지불에 기반하고 있는데, 이는 애슐리메디슨 내 서비스 이용을 위한 현금성 결제 단위를 말한다. 데이팅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두 이용자가 대화를 시작할 경우, 둘 중 한 명이 다섯 크레딧을 지불해야 하며, 대화가 시작된 후 추후에 오고 가는 대화는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크레딧은 구입단위에 따라 가격이 상이하다. 예를 들어, 100 크레딧은 4만7900원이지만, 1,000크레딧을 한번에 결제할 때에는 26만9000원으로 크레딧 당 가격이 저렴해지는 방식이다.
‘애슐리의 천사들’이라는 가상 캐릭터가 서비스 이용을 안내하는 것도 재미 요소다. 크레딧을 구입하지 않은 ‘손님’ 계정이 ‘애슐리의 천사들’로부터 “명확한 검색을 찾을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받거나, 이 메세지에 답을 할 경우 돈이 청구될 수도 있는 등 사용자에게 실시간으로 서비스 이용을 안내한다. 사이트 측은 이 기능이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전경우 기자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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