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훈(24)과 홍성흔(37)의 13년 전 인연이 두산 더그아웃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최재훈은 14일 목동 넥센전 준플레이오프 5차전을 앞두고 홍성흔과의 13년 전 일화를 소개했다. 최재훈이 화곡초등학교(6학년) 야구부로 활약하던 2000년 5월5일 어린이날 잠실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홍성흔의 손을 잡고 함께 그라운드에 입장한 것. 최재훈은 “한 손에는 풍선을, 한 손은 (홍)성흔이형 손을 잡고 경기장에 들어가 애국가를 함께 들었다”고 회상하며 “당시에서는 꼭 홍성흔과 같은 포수가 되고 싶다는 다짐을 했다”고 밝혔다.
홍성흔을 우상으로 생각하고 꿈을 키운 소년은 이제 떳떳한 프로야구 두산의 주축 포수로 성장해 팀을 이끌고 있다. 특히 최재훈은 지난 12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결승 역전 투런포를 작렬하며 팀을 위기에서 건져냈다. 11일 3차전에서도 넥센 도루를 세 차례나 저지하는 등 수비에서 제 몫 120%를 해내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도 8번 포수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최재훈은 선배 양의지를 대신해 2차전부터 모두 선발 출전하는 등 김진욱 두산 감독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최재훈은 “아직 내가 스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경기는 다 잊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최재훈의 성장을 대견스럽게 지켜본 홍성흔은 “최재훈과 양의지의 스타일은 다르다. 의지가 차분하게 리드하는 타입이라면, 재훈이는 경기 흐름을 흡입하는 선수”라고 평가하며 “재훈이가 주위에 파이팅을 주는 모습을 보면 내 피를 물려받은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한편 최재훈과 홍성흔의 훈훈한 모습을 지켜본 김현수는 “재훈이는 원래 현대 팬이었다. 그래서 박경완 선배를 좋아한다고 했다”고 폭로했고, 이에 최재훈은 “절대로 아니다. 홍성흔이 우상이었다”고 펄쩍 뛰어 현장에 웃음 폭탄을 떨어트렸다.
목동=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최재훈(왼쪽)과 홍성흔 사진=스포츠월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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