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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 한화, 보살팬을 위해서라면…억대 수입 포기한 사연

입력 : 2013-05-19 18:43:38 수정 : 2013-05-19 18:4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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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눈물을 잊지 않겠습니다.’

19일 대전 두산전, 한화는 지정석을 제외한 내외야 1만2000여석을 무료로 오픈했다. 팬들은 입장권을 무료로 배포받고 구장에 입장해 공짜로 재미있는 야구를 실컷 볼 수 있었다.

무료 입장 이벤트는 1985년 빙그레 창단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과거 장종훈과 송진우 등의 은퇴경기서 실시한 적이 있지만 당시는 기업스폰이 있었다. 온전히 구단이 손해를 감수하고 실시한 것은 최초의 사례다.

올 시즌 한화는 잇단 부진으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팬들은 꿋꿋이 응원하고 있다. ‘보살팬’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나는 웃지못할 상황도 이어졌지만, 한화팬은 질책과 욕설보다는 응원의 박수를 보내면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응룡 감독도 “참 우리 팬들은 부처님이야”라고 수 차례 언급했을 정도다.

이를 구단이 모를 리 없다. 프로구단을 운영하는 프런트는 팀 성적이 흥행과 직결된다는 점을 뼈저리게 알고 있다. ‘성적이 깡패’라는 말은 현장에서 통용되는 절대진리다. 때문에 팀은 바닥을 헤매고 있어도 열렬히 응원해주는 팬이 곱절로 감사했고, 내부회의를 거쳐 이날 전무후무한 무료입장 이벤트를 실시하기에 이르렀다.

시구시타자도 색달랐다. 이날 한화는 지난달 16일 대전 NC전서 개막 13연패를 끊던 날, TV 중계화면을 통해 화제가 된 일명 대전 ‘눈물녀’를 시구시타자로 초청했다. 천신만고 끝에 시즌 첫 승을 달성할 당시 대전구장을 찾은 여러 여성팬 중 몇 명이 북받친 눈물을 참지못해 울음을 터뜨렸고, 한화 프런트는 SNS를 통해 이들을 수소문해 시구시타자로 초청했다.

한화 관계자는 “우리 팬들이 연패할 때도 박수를 보내주더라. 감동이었고, 선수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며 “팬들을 위해서 이벤트를 기획했다, 빙그레 시절까지 합쳐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내외야석 하루 관중수입은 1억4000여만원 정도다. 한화는 고마운 팬들을 위해 억대금액을 포기했고, 이날 주황색 물결은 더욱 힘차게 물결쳤다. 

대전= 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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