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적인 혈통 보증수표…내륙 농가들 '함박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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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니피 |
2012년 ‘리딩 사이어(최고의 부마)’로 씨수말계 황제 자리에 오른 뒤, 5년 만에 제주에서 내륙으로 돌아온 ‘메니피(수·17세)’가 최근 본격적으로 씨암말들과 합궁을 시작한 것이다.
‘메니피’가 제주경주마 목장에 머물 동안 ‘뒷방 후궁’ 취급받던 내륙의 씨암말들에게 이번 교배는 그간의 설움을 단박에 날릴 절호의 찬스다. 씨수말 무료 교배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마사회가 올해 ‘메니피’에 배정된 씨암말 총 86두 중 56두 이상을 28개 내륙농가에 대폭 할당함에 따라 다수의 내륙 씨암말들이 ‘메니피’와 합궁을 하게 됐다.
국내 최고가 씨수말(수입가격 40억) ‘메니피’를 사위로 맞게 된 내륙 농가들은 ‘사막의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다는 반응이다. ‘혈통’의 영향이 절대적인 경주마 세계에서 ‘혈통 보증수표’인 ‘메니피’의 씨를 받아 망아지를 생산하면 경매 시장에서 평균 1억4000(2012년 1세마 경매 기준)에서 최고 2억여 원의 높은 금액에 판매할 수 있기 때문.
스타마 커플인 ‘메니피’와 ‘하버링’ 사이에서 태어난 한 망아지는 지난해 국내산 경주마 경매에서 역대 경매 최고가 2억6000만 원에 낙찰되며 경매가 2억 원 시대를 열기도 했다. ‘메니피’가 황금마를 낳는 ‘로또’ 씨수말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메니피’가 씨암말들에게 인기가 높은 것은 비단 혈통적 매력 때문만은 아니다. 650kg에 육박하는 거대한 풍채에, 평소 온순한 성격이지만 교배할 때만큼은 프로 근성을 발휘해 ‘격정적’으로 변하는 ‘메니피’의 매력이 씨암말들을 사로잡는다는 것이 마사회 측 전언. 마사회 관계자에 따르면, 교배소에 입장하는 ‘메니피’의 웅장한 기세에 눌러 씨암말이 도망간 적이 있는가 하면, 교배 전 암말의 발정징후를 확인하는 시정마의 애무에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다가 ‘메니피’가 투입되자 비로소 만족하며 교배에 임하는 씨암말들도 많다고 한다.
‘메니피’와 교배하기 위해서는 씨암말들도 ‘왕의 여자’가 되기 위한 품격을 갖춰야 한다. 한국마사회 교배 기준에 따르면, ‘메니피’는 경주 성적·혈통·외모·가격 등에서 ‘우수’ 등급을 얻은 반가 규수 씨암말에 한해서만 사랑을 나눌 수 있다.
단, 올해부터는 종마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체질개선을 위해 무상 교배와는 별도로 10두의 씨암말에게 시범적으로 유료 교배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우수’ 등급이 아닌 씨암말도 시장가 절반 수준인 교배료 800만 원에 가문의 족보를 고칠 수 있게 됐다.
‘메니피’는 오는 6월 말까지 씨암말 86두를 대상으로 하루 3회의 빡빡한 합방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한 번 교배로 임신할 확률은 50% 이상으로 평균보다 높은 편이나, 임신에 실패할 경우 최대 4회까지 애프터서비스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마사회의 2013년 씨수말 무료 교배 사업은 2월21일(목)부터 6월30일(일)까지 총 130일간 ‘메니피’를 포함한 총 12두(우수마 10두·예비마 2두)의 씨수말이 601두의 씨암말과 교배를 펼치게 된다. 시범적으로 실시되는 유상교배 사업은 무료 교배 사업과 별도로 우수 씨수말 10두를 활용, 총 100두 씨암말(각 10두)에 한해 시행된다. 교배료는 시범사업임을 감안 씨수말 등급별로 시장가 절반 수준인 150∼800만 원에 책정됐다.
배병만 기자 ma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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