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천적으로 중족지(엄지발가락)관절의 모양이 불규칙한 경우나 중족골(엄지발가락 발등뼈)의 길이가 긴 경우에 엄지발가락 관절염이 생기기 쉽다. 또한 발이 안쪽으로 휘어있거나 비정상적인 걸음걸이가 습관이 된 경우에도 발병률이 높다. 그러나 가장 흔한 이유는 반복적인 외상으로 인해 관절면이 닳게 되면서 나타난다. 최근에는 하이힐을 장시간 신으면서 엄지발가락 관절이 휜 상태로 다니다가 관절염이 생기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김용상 과장은 “이러한 엄지발가락 관절염은 까치발을 하는 동작, 즉 엄지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굽힐 때 운동이 제한되는 특징이 있어 족무지강직증이라고도 한다”면서 “이 동작에서 통증이 발생하고 절룩거리기도 한다. 더욱이 엄지발가락을 반대쪽으로 굽힐 때도 뼈가 가시처럼 돋아난 부분에 힘줄이 눌려서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프기 때문에 걸을 때 엄지발가락에는 체중을 딛지 않으려고 하므로 걸음걸이가 이상하게 변형된다. 걸을 때 증세가 악화되다가도 쉬면 통증이 덜하다.
증세가 의심되서 X-ray 촬영을 해보면 주로 관절면이 좁아지고 발등쪽으로 뼈가 비정상적으로 자라서 튀어나온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시간이 더 오래 경과한 경우에는 전제적으로 관절면이 좁아져있다. 또한 관절 안에서 뼈조각이 관찰되기도 한다.
엄지발가락 관절염의 치료법은 무릎관절염과 비슷하다. 증세가 경미한 초기에는 비수술적인 방법을 시도한다. 충격이 큰 운동을 피하도록 하면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를 처방하고 엄지발가락쪽이 넉넉하고 부드러운 고무창으로 만들어진 깔창착용을 시도할 수 있다. 하지만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증상 호전이 없거나 연골손상부위가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수적이다. 수술방법은 연골 손상의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비정상적으로 자란 뼈가 통증을 유발시킨다면, 이 뼈를 제거해주는 수술을 통해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고 뼈의 일부를 절제하는 절제관절 성형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연골 손상 범위가 작고 국소적인 경우에는 다발성 천공술을 통해 연골 재생을 유도할 수 있다. 하지만, 연골 손상 부위가 큰 경우에는 연골이식술이 필요하다. 무릎 등에서 체중부하를 받지 않는 건강한 연골을 떼어내서 이식해주는 방법이다.
연골이 전반적으로 아주 심하게 손상되어 말기 관절염으로 진행한 경우에는 된 경우에는 엄지관절을 아예 고정시켜주는 유합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조원익 기자 wick@sportsworldi.com <도움말 :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김용상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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