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나온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 영화는 이 작품에 할 말을 잃을 듯 하다.
영화 ‘완벽한 파트너’(박헌수 감독, 영화사 참·락시 픽쳐스 제작)는 고품격 19금 로맨틱 코미디다. 여기에 잃어버린 사랑의 미각을 영화로 일깨워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가 고품격이라 함은 시나리오 작가와 작가 지망생, 요리 연구가와 요리사 지망생이라는 전문직이 등장, 사랑과 예술을 논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들 중 시나리오 작가와 요리 연구가는 모두 7년째 슬럼프에 빠져 제대로 된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설정이다. 영화에는 피카소의 명언이 화두로 등장한다. “창작의 근원은 열정이요, 열정은 사랑에서 나온다”는 이 말이 이들 두 커플의 사랑에 디딤돌이 된다.
중견 배우 김영호, 김혜선과 젊은 배우 김산호와 윤채이가 과감하면서도 발칙한 사랑 표현법을 영화에서 온 몸으로 보여주면서 19금임에도 유쾌하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섹스 코미디를 선보인다. 또 이들의 사랑법은 그 동안 여러 영화에서 봐왔던 베드신과는 확실히 차별화된다. 시각뿐만 아니라 미각을 극대화하는 러브신이 영화를 보는 내내 달콤한 침이 고이게 만든다. 특히 요리 연구가인 희숙(김혜선)과 그의 제자로 들어온 민수(김산호)가 펼치는 러브신은 간장을 활용한 색다른 애무법으로 깊은 인상을 각인시킨다. 마찬가지로 시나리오 작가 준석(김영호)과 작가 지망생 연희(윤채이)가 모텔 안에서 선보이는 ‘짭쪼롬한(?)’ 러브신도 백미다.
영화는 7년 째 영화화될 시나리오를 쓰지 못한 채 제자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준석의 모습에서 시작된다. 그래도 7년 전까지는 잘나갔던 시나리오 작가였던 준석은 홀아비로 지낸지도 오래다. 주변에서는 창작을 위해 연애를 해보길 권하고 그의 눈에 제자 연희가 들어온다. 연희 역시 직장 때려치우고 작가를 지망하고 있지만 공모마다 떨어지고 연애를 해보라는 지인들의 조언에 시달린다. 여기에 오버랩되는 희숙. 희숙 역시 궁중요리와 한식요리의 대가로 인정받지만 새로운 레시피를 내놓지 못한 채 과거의 영광에 안주해 살고 있다. 역시 과부로 살아가는 희숙은 필요한 건 연애라는 말에 새롭게 신입 제자로 들어온 민수를 유혹한다.
빠르게 진행되는 러브 진도를 따라가다보면 쉴새없이 웃다가 결국 색다른 반전에 도달한다. 영화의 깨우침은 단순하다. 지금 삶에 열정을 느끼지 못한다면 연애를 시작하라. 그것도 발칙하게. 17일 개봉.
한준호 기자 tongil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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