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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부산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한 안지혜. <세계닷컴 제공> |
그런데 오인혜에게만 집중된 스포트라이트가 불편하지는 않았을까. “오인혜 배경이라는 말까지 들었다니까요. 당연히 발끈했죠. 저도 노출을 좀 할 것 그랬나요. 그런데 두 여배우 모두 노출을 하면 정말 이상하게 보였을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안지혜는 솔직했다. 밝고 자신감 있는 태도. 이것이 안지혜의 매력이다. 오인혜에게 당당함을 주문한 것도 안지혜였다. “여배우들이 노출이 있는 드레스를 입었을 때 가슴에 손을 얹고 인사를 하는 모습은 별로라고 생각해요. 당당해도 되잖아요. 우리는 그렇게 하지말자고 생각했어요”라고 당차게 말했다. 그리고 악성댓글에 상처받은 오인혜를 위로해준 것도 그녀였다. “너무 힘들어하더라고요. 잘못한 것 전혀 없다고 말해줬죠. 저는 상처를 터득하는 방법을 타고 난 것 같아요. 그 노하우를 (인혜에게) 알려줬죠”
영화를 보면 안지혜의 엉뚱한 매력에 빠져들 수 있다. 불륜 남자와 바캉스를 꿈꾸지만 그의 아내에게 붙잡혀 고생을 하는 여자를 연기한다. “뼈 속 깊이 캔디 캐릭터죠. 4차원을 넘어선 기묘한 매력이 있는 여자에요”라는 설명이다. 그런데 영화 스토리는 일상을 초월한다. 안지혜는 마치 화보처럼, 컬트영화의 캐릭터를 멋지게 구축한다. 서로 다른 색 양말을 신는 등 키치풍의 의상도 포인트다. 쇼핑몰을 운영하는 만큼 안지혜는 영화 속 의상을 직접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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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붉은 바캉스 검은 드레스’속 안지혜. |
영화에서 안지혜는 아내 역할의 배우 이진주와 ‘대한민국 영화 사상 최고의 여배우 난투극’을 연출한다. “정말 맞았다니까요. 현장에서 코피까지 터졌어요. (이진주와는) 정말 친한 사이지만 촬영현장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어요”라고 촬영 후일담을 털어놓는다. 그녀는 이렇게 몸을 던져 영화에 헌신했다.
“제 20대는 긴 기다림의 연속이었죠”라고 이야기하는 안지혜는 특히 작품에 대한 갈망이 크다. 김아론 감독의 ‘온실’, ‘라라 선샤인’, 그리고 이재용 감독에 ‘여배우들’에 등장한다. 어떤 역할일까. 톱스타 최지우를 달래주는 매니저가 안지혜다. 작은 역할이어도 그녀는 최선을 언제나 다했다.
대중에게 안지혜의 얼굴이 각인된 순간이 있었다. 2008년 한 케이블 방송에서 방송된 ‘효리의 오프 더 레코드’에 등장한 것. 맞다. 안지혜는 ‘효리 친구’로 널리 알려져 있다. “배우 안지혜라고 불리고 싶은데, 자꾸만 효리친구 수식어가 붙으니 속상하긴 해요. 그런데 이번에는 오인혜 배경이네요”라며 투정을 부린다. 그래도 그녀는 유쾌하다. “나를 믿거든요. 그리고 배우로써 나 자신의 가치를 믿고 있어요. 멀리 보면서 한 단계씩 계단을 밟아가고 있는 중이에요”라고 배우로써의 진정성을 털어놓는다. ‘붉은 바캉스, 검은 드레스’ 영화를 보면 우리는 개성 넘치는 여배우 안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 ‘한국의 아멜리에’라는 수식어가 충분히 어울리는 그녀다.
부산=김용호 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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