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한화 감독과 외국인타자 카림 가르시아(36)가 ‘술’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야구계에서 한 감독은 애주가로 유명한데, 시즌 중반 영입한 가르시아도 만만치 않은 주당으로 알려져 혹시 음주로 경기에 지장을 받을까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한 감독은 12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타격 훈련을 지켜보다가 가르시아가 지나가자 “오랜만에 부산에 오니까 좋냐”고 말을 붙였다. 가르시아가 “좋다”고 대답을 하자 한 감독은 곧바로 ‘술’ 이야기를 꺼내며 주의를 줬다.
가르시아는 2008년부터 3년 동안 롯데에서 활약했다. 부산팬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던 가르시아는 ‘소주와 삼겹살’과 더불어 부산에서의 선수 생활을 즐겼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화의 부름을 받고 지난 6월 한국에 들어와서도 “소주와 삼겹살이 그리웠다”고 밝힐 정도였다. 그런데 부산이 가르시아의 홈그라운드나 다름없기 때문에 한 감독으로서는 사직 원정이 걱정되는 눈치였다.
한 감독이 “요즘도 술 많이 먹냐. 잘못 걸리면 나한테 죽는다”고 위협(?)을 하자, 가르시아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머리를 긁적이며 “요즘 아내가 한국에 와 있어서…(My wife is here)”라고 대답을 해 한 감독을 껄껄 웃게 만들었다. 아내의 눈치가 보여서 술을 자제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가르시아의 아내 데니스(27)는 임신 5개월로 대전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데니스는 출산을 위해 19일 미국으로 떠날 계획이다. 이에 한 감독은 ‘아내가 돌아가면 맘껏 술을 즐기겠다는 뜻인가’라는 의심이 들자 “나에 대한 소문을 들었지. 까불지 말라”고 또 겁을 줬다. 한 감독은 가르시아가 소주를 좋아한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농담반 진담반으로 “한번 대작을 해서 다시는 술 생각이 안나도록 죽여줘야겠다”고 말한 적도 있다.
가르시아가 “걱정말라”며 자리를 떠나자 한 감독은 조금 안심이 되는 듯했다. 그런데 가르시아가 사라진 후 “덩치로 보면 가르시아의 술 실력이 더 좋을 것 같다”는 말을 들은 한 감독은 단호한 표정으로 “나도 컨디션 좋으면 아직 괜찮아”라며 어깨에 힘을 잔뜩 줬다.
사직=배진환 기자 jbae@sportsworldi.com
<통합뉴스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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