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남편이 가권을 쥐고 집안의 경제권을 다스릴 때 부인은 애낳고 집안 살림살이 꾸려 나가면서 싫으나 좋으나 백년해로를 해왔지만 요즘시대에는 여자의 활동이 넓어지고 경제력을 갖게 되니 남편에게 매달리지 않고 여자 혼자 독립할 수 있기에 남편이 싫으면 여자가 쉽게 떠난다.
지난 여름 천둥번개가 치는 장마철에 60대 중반에 P씨가 풀이 죽은 얼굴을 하고 찾아왔다.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온 것을 보니 틀림없이 문제가 있다. “원장님 제 말년이 문제가 있습니까” 하면서 자기 것과 부인의 생년월일 적은 종이를 내놓고 앉아 있었다.
P씨처럼 포괄적인 질문을 하는 것을 보니 조금은 특이하다는 느낌이었다. 이럴 때는 한 번에 정곡을 찔러 줘야 자기의 속내를 드러낸다. “부인과는 이혼한 것처럼 살아가고 계시군요” “네, 그렇습니다.” “그런 것이 제 사주에 나옵니까.” “네, 있는대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P씨는 개띠생에 음력 2월 생일이 신묘일생이다. 묘목(木) 현침살(날카로운 기물)이 대운에서 충살을 맞고 있으니 부부궁이 문제가 되는데 특히 부인의 사주도 잔나비띠생이 생일지에 묘목(木)이 남편과 같이 자리를 하고 있다. 처궁과 부부자리가 흉액을 당하고 있으며 올해를 맞이하여 원진살(원수지듯 지내지만 막상 헤어지지 못하는 것)이 있어 정상적인 부부관계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부부가 서로 묘(卯)라는오행이 있는 것은 서로가 외롭게 지내게 되는 것을 말한다.
물상론에서 묘(卯)는 고슴도치를 말한다. 묘일생 자신이 고슴도치와 같다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간다. 고슴도치는 추운겨울날이 되어 서로 따뜻하게 감싸 안을 려고 하다가 가시 때문에 서로 상대를 찌르는 것이다. 이것을 ‘고슴도치의 딜레마’라고 하는데 서로 가까이 하려다가 상처를 입고 떨어지는 것이다.
“크게 나아질 것은 없습니다.” 노력해서 묘술합(고슴도치와 개가 만나듯)을 이루어 개가 고슴도치를 보면 금방 달겨들지만 선합후파(先合後破:서로 합쳤다가 금방 떨어지는 것)이 되는 것이다. 그제서야 P씨는 자기사정을 이야기를 한다. 중견 제조업체에 다니다가 회사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밀려 나와서 취업을 하려고 하고 돈을 벌려고 했지만 56세부터 운이 내리막길을 타는 바람에 되는 일이 없고 있던 퇴직금이나 연금도 생활하는데 다 써버리고 몸둥이 하나만 남았다.
어느 때는 일도 안 되고, 마누라와 다정하게 손 붙잡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워서 마누라에게 전화를 하여 “여보 뭐해”라고 P씨가 물으면 마누라는 ”왜” 한다. 기분이 상하지만 “영화나 한편보고 저녁이나 같이 하려고”하면 마누라는 “아, 됐어 나 지금 친구 만나러 가야 되거든” 이래버리니 더 이상 대화가 안 된다. 부인과는 서로가 고슴도치가 되어 껴안을 수 없는, 가까이 하기는 먼 부부관계가 사주팔자대로 되가는 것으로 결론을 낼 수밖에 없다.
김상회 역학연구원장 www.saju4000.com, 02)533-88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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