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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보기> 박기혁 이름을 모자에 새긴 로이스터

입력 : 2010-06-25 20:50:35 수정 : 2010-06-25 20: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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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사직 SK전을 앞두고 나타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모자 왼쪽에 이전에 없던 글귀 하나가 새겨져 있었다. 깔끔한 정자체로 쓴 ‘박기혁’이라는 이름이었다.

 롯데의 주전 유격수 박기혁은 지난 22일 마산 한화전 9회말 2사 1,2루에서 조성환의 유격수 땅볼 때 상대 2루수 전현태의 실책을 틈타 2루에서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들다가 포수 신경현과 충돌해 왼쪽 복사뼈 골절상이라는 중상을 입었다. 결국 23일 부산 해운대 백병원에서 접합수술을 받았고 재활 과정을 거쳐 복귀하기까지 2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렇게 팀에 부상선수가 생기면 동료들이 모자나 헬멧에 그 선수의 등번호나 이름을 써넣고 경기에 나서는 경우는 이제는 흔한 일이지만 감독이 직접 모자에 이름을 쓰는 경우는 쉽게 볼 수 없는 경우다.

 로이스터가 모자에 박기혁의 이름을 새겨넣게 된 것은 ‘4번 타자’ 이대호의 권유 때문이었다. 자신의 모자에 박기혁의 이름을 써 놓은 것을 감독에게 보여주며 “함께 참여할 의향이 없는가”를 물었던 것. 이에 로이스터 감독은 흔쾌히 동의했다. 로이스터는 “실례가 되는 일이 아니라면 무엇이든 선수들과 함께 하기에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로이스터가 한글을 모르기에 이름을 써 넣는 일은 장재영 트레이닝 코치가 맡았다. 구단 내에서는 명필로 소문이 난 장 코치는 사직구장 1루 더그아웃 화이트보드에 써 있는 올 시즌 구단 모토도 직접 손으로 쓴 장본인이기도 하다. 로이스터 감독도 “글씨가 마음에 든다”며 흡족해 했다.  로이스터 감독이 모자에만 박기혁의 이름을 새겨놓은 것은 아니다. 로이스터는 이날 야구장에 오기에 앞서 입원 중인 박기혁을 직접 찾아가 만나고 오기도 했다. 로이스터는 “월드컵을 누구랑 볼 거냐고 농담을 건냈다”면서 “박기혁은 시간이 지나면 돌아오는 것이 확실하지만 쓰러진 KIA 김동재 코치가 걱정”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사직=스포츠월드 송용준 기자 eidy015@sportsworldi.com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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