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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던 루머… 영화흥행 보약 됐네

입력 : 2008-12-16 21:51:25 수정 : 2008-12-16 21: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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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연예계는 ‘루머 공화국’이다. 2005년 연예인들에 대한 온갖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모아놓은 일명 ‘연예인 X파일’이 유출되면서, 알만 한 사람들끼리만 수군대던 각종 루머들이 수면위로 떠올라 대중에게 일파만파 퍼졌다. 그런데 이렇게 스타들에게 내제된 루머를 영화흥행코드와 연결시켜보면 어떨까.

▲조인성·주진모가 호모?

‘쌍화점’서 파격적 동성애 연기 펼쳐 주목
영화 ‘쌍화점’에 파격적인 동성애 연기를 펼치는 조인성(사진 왼쪽)과 주진모.

오는 30일 개봉하는 영화 ‘쌍화점’이 화제몰이를 시작했다. 톱스타 조인성, 주진모가 출연하는 영화는 16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는 파격적인 동성애를 담고 있다. 이는 폭발적인 반응을 야기하고 있다. 영화 예고편이 공개되기가 무섭게 ‘쌍화점 동성애’는 단숨에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로 떠올랐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영화의 타이틀 롤을 맡은 조인성, 주진모 두 배우 모두 데뷔초기부터 동성애 루머를 안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특히 조인성은 다른 꽃미남 배우와 술자리에서 키스를 나누는 것을 목격했다는 꽤나 그럴싸한 설명까지 곁들여진 루머가 연예계에 암묵적으로 퍼져 있었다.

이 내용은 최근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접근되고 있다. ‘동성애’라는 영화 설정과 어울려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끄집어낼 수 있다. 조인성은 대수롭지 않은 듯 해명한다. 최근 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도 “나는 절대적으로 여자를 좋아한다”고 동성애 논란을 일축했다.

조인성은 동성애 루머를 회피하기 보다는 영화를 통해 정면 돌파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 선택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과거 다른 영화들의 예시를 보면 영화흥행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무척 높다.

▲손예진, 나이트클럽 죽순이?

‘작업의 정석’서 작업녀 보란듯 연기 인기
영화 ‘작업의 정석’에서 ‘작업녀’를 연기한 손예진.

여배우 손예진은 과거 ‘연예인X파일’에서 나이트클럽에 자주 출몰한다고 언급됐다.

데뷔 이후 청순한 이미지를 고수한 손예진에게 있어서는 치명적일 수 있는 루머였다.

그런데 손예진은 영화 ‘작업의 정석’을 통해 이를 연기로 승화시켰다. 영화 속에서 청순한 외모를 지녔지만 본능적으로 남자를 유혹하는 ‘작업녀’를 연기한 것이다. 특히 나이트클럽에서 과감한 섹시댄스를 선보이는 장면은 루머를 놓고 입방아를 찧던 대중에게 보란 듯 펼친 퍼포먼스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리고 영화는 230만 명이 넘는 흥행을 이뤄냈다. 더 중요한 것은 손예진이 이후 자연스럽게 이미지 변신을 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올해 ‘아내와 결혼했다’에서는 두 명의 남편을 갖겠다고 주장하는 여자를 연기했는데,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인정받았다.

‘작업의 정석’이 선행되지 않았더라면 결코 얻지 못했을 성과다.

▲팔방미인 김아중 성형미인?

‘미녀는 괴로워’ 전신성형 주인공 대박 사례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성형미인을 연기한 김아중(사진 오른쪽).

2006년 660만 명 흥행신드롬을 부른 ‘미녀는 괴로워’도 루머를 영화 소재로 활용했다. 많은 여배우들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두고 고민했다. 영화가 여배우들에게는 ‘원죄’와도 같은 성형수술을 정면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성형논란에 시달리는 많은 여배우에게 이 영화출연은 ‘고해성사’처럼 느껴질 수도 있었다. 그런데 신인 김아중은 과감히 영화에 올인했다. 김아중도 물론 데뷔초기부터 성형논란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영화의 대성공으로 김아중은 논란보다 더 값진 여배우로써의 커리어를 얻었다.

그렇다면 이 같은 ‘루머 마케팅’은 어떻게 풀이해야 좋을까. 대중문화 평론가 이문원씨는 “루머는 사실 팔기 좋은 마케팅 툴이다. 대중문화 상품은 상품 내외적인 요소가 결합됐을 때 최고의 폭발력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다만 “루머 마케팅은 여성용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남성층은 루머와 콘텐츠를 결합해 상품 구매욕을 느끼기 힘들다. 따라서 여성의 관심사에 들어가는 루머들, 예컨대 동성애, 성형, 여성연예인의 이중성 등이 팔리지, 도박이나 폭력과 같은 남성형 루머들이 제대로 기능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했다. 올해 가장 뜨거운 이슈였단 가수 나훈아와 관련된 악성소문 같은 것은 영화 콘텐츠로 소화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스포츠월드 김용호기자 cassel@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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