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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인터뷰]김상우 "은퇴 더 빨리할 걸 그랬어요"

입력 : 2007-12-20 09:39:31 수정 : 2007-12-20 09:3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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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대 대학원 입학…하고픈 게 정말 많아

  

김상우가 경기도 수지 집 근처 커피숍에서 인터뷰를 하며 활짝 웃고 있다. 조범자 기자
12일 프로배구 V-리그 대한항공-현대캐피탈전. 대한항공 간판 공격수 신영수가 발목을 다친 뒤 절뚝거리며 벤치로 나갔다. 곧바로 중계방송 해설자의 코멘트가 이어졌다. “아픔이 느껴지는데요…. 선수의 부상은 동료들에게 큰 자극이 됩니다. 대한항공이 힘을 내겠는데요.” 신영수가 빠진 대한항공은 결국 디펜딩챔피언 현대캐피탈에 3-1 역전승을 거뒀다. 요즘 이 사람의 해설이 무섭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난 16일 은퇴식을 갖고 코트를 떠난 삼성화재 미남센터 김상우(34). 은퇴 후 KBS N 배구 중계 해설을 맡으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그를 만났다.

●“해설, 점점 재미있네요.”
KBS N스포츠 해설위원으로 V-리그 배구 경기를 해설하고 있는 김상우. 사진제공=KBS N

김상우가 중계방송을 끝내면 배구연맹(KOVO) 홈페이지와 배구 팬사이트엔 그의 해설을 극찬하는 글들이 줄을 잇는다.

‘처음 해설하는 것 맞냐’ ‘준비도 많이 했고 귀에 쏙쏙 들어온다’ ‘발음, 목소리가 진짜 좋다’며 칭찬 일색이다.

그는 “과분하다”고 손사래치면서도 “첫 방송부터 떨리지 않았다. 해설이 점점 재미있어진다”며 웃었다.

1년 먼저 해설을 시작한 절친한 친구 김세진(34)은 “상우야, 너 때문에 내가 죽잖아”하며 싫지 않은 농담을 던지기도 하고 후배들은 “형, 해설할 때 저 좀 잘 부탁해요”하며 로비(?)도 한단다. 삼성화재 후배 최태웅은 “형, 오늘은 목소리가 너무 컸어요” “너무 아아아∼만 하지 마세요”라며 중계 때마다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꼼꼼한 모니터 요원이다.

가장 날카로운 지적은 여섯살 딸 서윤이의 입에서 나왔다. 첫 방송을 하고 집에 왔더니 서윤이가 한다는 말, “아빠, 떨렸지,떨렸지? 아빤 너∼무 진지해. 좀 웃어∼”

●“은퇴 2∼3년 빨리 할 걸 그랬어요.”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김상우(오른쪽)가 신진식, 방지섭과 함께 삼성화재 은퇴식을 갖고 있다. 대전=전경우 기자 kwjun@sportsworldi.com

은퇴 얘기가 나오자 그는 오히려 밝은 표정을 짓는다. 예상 밖이었다.

그는 “정말 손톱 만큼도 미련이 없다. 오히려 2∼3년 더 빨리 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했다.

물론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이 먼저 ‘은퇴’ 얘기를 꺼냈을 땐 섭섭한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 순간 서운한 감정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한 팀을 이끄는 리더로서 충분히 내릴 수 있는 결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시즌 직전 선수생활 마지막 해라고 생각해서 완벽하게 몸을 만들었는데 1월 치명적인 발목부상을 입은 건 두고두고 한으로 남는다.

배구 해설위원으로서 냉정하게 ‘선수 김상우’를 평가해보라고 했다.

그는 곰곰 생각하더니 “점프와 체공력이 좋은 선수”라고 정리했다. 그리곤 “점프는 참 자신있는 부분이었다. 센터로서는 작은 키(194㎝)였기 때문에 그 부분에 내 자신을 많이 의지했다. 블로킹과 속공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았다고 자신한다”고 했다.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걱정이에요.”

그는 최근 용인대 체육교육과 대학원에 입학했다. 교단이나 강단에 서고 싶은 걸까.

김상우는 “은퇴하고 딱 나와보니 허허벌판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뭘 해야할 지도 막막하고. 그래서 일단 제대로 공부를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체육교육학과는 ‘삼수’ 끝에 합격한 것이었다. 그만큼 학업에 대한 욕심이 작지 않다.

“서른다섯의 나이에 처음부터 인생 설계를 하는 기분”이라는 그는 “요즘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너무 오래 운동했나? 하는. 배구 외에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지금은 뭘 해야할 지 모르겠다. 일단 해설위원을 열심히 하는 게 목표”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세진은 그를 “선수 때부터 머리가 비상하고 배구 외에도 아는 게 많아 뭐든지 잘 할 것”이라고 했고 신진식은 “상우 형은 워낙 낙천적이라 뭐든지 금세 잘 적응한다”고 했다. 지혜로운 낙관론자 김상우의 ‘인생 2막’이 점점 더 궁금해진다.

수지=조범자 기자 butyou@sportsworldi.com

●김상우 프로필

▲생년월일:1973년 7월30일 ▲체격조건:194㎝·85㎏ ▲출신교:대신중-대신고-성균관대-용인대 체육교육학과 대학원 ▲실업팀:삼성화재(1995년∼2007년) ▲주요 성적:삼성화재 9년 연속 우승, 2002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가족관계:최유정(31)씨 사이 1녀(김서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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