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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위 역사 전쟁] 고증해도 논란은 못 막는다…제작사는 속수무책

입력 : 2026-10-12 12:49:34 수정 : 2026-10-12 12: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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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영화관에 걸려있는 영화 암살자(들) 포스터. [사진=뉴시스]
서울 시내 영화관에 걸려있는 영화 암살자(들) 포스터. [사진=뉴시스]

 

실존 인물과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가 역사 왜곡 논란과 정치권의 비판에 휘말리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제작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공방은 콘텐츠 제작사가 마주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제작 단계에서 사료를 조사하고 자문을 거치더라도 작품 공개 이후 제기되는 역사 해석에 대한 이견이나 정치적 비판까지 통제하기는 어렵다.

 

제작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응은 철저한 사전 검증이다. 시나리오 개발 단계부터 관련 기록을 확인하고 역사 전문가 자문을 구하는 한편, 실존 인물의 묘사가 법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검토한다. 그러나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영화적 상상력이 개입하는 만큼 모든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역사적 사건에 대한 평가가 정치적 입장에 따라 엇갈리는 경우 부담은 더욱 커진다. 제작 의도와 관계없이 특정 장면이나 설정이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제작사 관계자 A씨는 “제작 단계에서 최대한 고증을 거치지만, 개봉 이후 어떤 논란이 불거질지까지 예측할 수는 없다. 특히 역사적 사건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어 제작사 입장에서는 일정 부분 논란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전했다.

 

개봉 이후 논란이 확산하면 제작사는 작품의 취지를 설명하거나 공식 입장을 밝히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비판 자체를 막을 수단은 마땅치 않다. A씨는 “논란이 정치권으로 번지면 작품 자체보다 정치적 입장이 부각되는 경우가 있다. 제작사가 모든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할리우드에서는 명예훼손과 저작권 침해 등 콘텐츠 제작에 따른 법적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E&O(Errors & Omissions) 보험을 널리 활용한다. 국내에서도 OTT 플랫폼의 성장과 함께 콘텐츠의 글로벌 유통을 고려한 제작 환경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OTT 플랫폼이 국내 제작사에 보험 가입을 요구하지만 아직 보편적인 제작 관행으로 자리 잡지는 못했다. 

국내 보험사에서도 관련 미디어 업체를 대상으로 한 책임보험을 판매 중이지만 제 역할을 기대하긴 어렵다. 제작사 등을 대상으로 배상책임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 직원 B씨는 “미디어 전문인 관련 보험을 인수하는 보험사는 사실상 거의 없다. 심사 과정에서 확인하는 사항도 많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며 “우리도 아직 보험금이 지급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보험에 가입한다고 하더라도 명예훼손 등 법적 분쟁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수단일 뿐 논란이나 정치권의 비판 자체를 막아주지는 못한다. 결국 제작사로서는 철저한 고증과 사전 검토를 통해 논란의 가능성을 최소화하되 공개 이후 불거지는 사회적·정치적 공방은 감수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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