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SW이슈] 영화 보고 책 읽는다…출판시장 달구는 ‘스크린셀러’

입력 : 2026-09-09 11:21:25 수정 : 2026-09-09 13:04:18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영상 콘텐츠의 흥행이 원작 소설과 각본집, 관련 서적 판매로 이어지는 스크린셀러 현상이 출판시장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영화 '오디세이'와 '프로젝트 헤일메리'
영상 콘텐츠의 흥행이 원작 소설과 각본집, 관련 서적 판매로 이어지는 스크린셀러 현상이 출판시장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영화 '오디세이'와 '프로젝트 헤일메리'

 

스크린에서의 흥행이 서점가까지 뒤흔들고 있다. 영상 콘텐츠의 흥행이 책 판매로 이어지는 이른바 스크린셀러 현상이 새로운 콘텐츠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콘텐츠 시장에서는 영화와 드라마가 만들어낸 인기가 스크린을 넘어 서점가로 번지는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소설이나 웹툰 등 출판 콘텐츠가 영상으로 옮겨지며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 경우가 많았다면 최근에는 반대로 영상 작품을 본 관객이 원작과 관련 서적을 찾아 읽으면서 출판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사례가 잇따른다.

 

◆영화 본 뒤 원작·각본집까지 읽는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극장가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오디세이’가 대표적이다. 극장 흥행과 더불어 작품의 원작인 호메로스의 그리스 로마 신화 대서사시 ‘오디세이아’가 재조명됐다. 교보문고 8월 기준 오디세이아·오뒷세이아 등 제목에 오디세이가 포함된 도서 판매량은 전월 대비 940.9%, 전년 동월 대비 2984.8% 증가했다. 영화 개봉과 맞물려 각각 약 10배, 31배 늘어났다. 

 

현대지성이 출판한 오디세이아 고대 그리스어 완역본(왼쪽)과 영화 오디세이 포스터
현대지성이 출판한 오디세이아 고대 그리스어 완역본(왼쪽)과 영화 오디세이 포스터

 

영화가 불러온 관심은 원작 한 권에 머물지 않았다. 그리스 신화 관련 도서 판매량도 전월 대비 84.3%, 전년 동월 대비 33.5% 증가했다. 어린 시절 신화를 접했던 세대의 추억도 소환하며 지금은 절판된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초기판이 중고 시장에 수십만원대 매물로 올라오기도 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영화 개봉 후 기존 원전 번역본의 판매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새 번역본과 어린이판, 입문서, 각본집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개봉한 ‘프로젝트 헤일메리’ 역시 마찬가지다. 영화는 인간과 외계 생명체의 협력을 그린 SF 작품으로 글로벌 흥행은 물론 국내에서도 약 300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모으며 인기를 끌었다. 동명의 원작인 앤디 위어의 소설도 영화 개봉을 계기로 독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2021년 출간 당시와는 달리 영화 개봉과 함께 역주행을 거듭했고 예스24 올해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해외 소설이 예스24 종합 1위(상반기∙연간 판매 기준)에 오른 것은 2014년 연간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이후 12년 만이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흥행 당시 서점가에서 한 시민이 관련 서적을 찾아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흥행 당시 서점가에서 한 시민이 관련 서적을 찾아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국내 작품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16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올해 최고 흥행작 ‘왕과 사는 남자’는 인기와 함께 작품의 배경이 된 단종과 조선시대 역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조선왕조실록’과 같은 관련 역사서와 소설 판매에도 영향을 미쳤다. 흥행은 대본집 출간으로도 이어졌다. 개봉한 지 두 달이 지나서야 각본집이 나왔음에도 작품을 다시 소장하고 싶어 하는 관객의 수요를 등에 업고 예약 판매 3일 만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스크린셀러 활발…독서율 하락은 고민거리

 

이밖에도 영화 ‘듄’, ‘미키17’, 넷플릭스 시리즈 ‘삼체’ 등 영상물과 맞물려 원작 소설이 주목받는 일은 최근 몇 년간 더욱 활발해졌다. 영상물의 흥행을 계기로 원작이나 관련 서적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현상을 뜻하는 스크린셀러가 뚜렷한 흐름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이같은 흐름은 스크린을 통해 처음 접한 이야기를 활자로 확장해 이해하려는 소비 형태로 볼 수 있다. 영화에서는 제한된 러닝타임 때문에 생략될 수밖에 없었던 인물과 배경, 세계관을 원작이나 관련 서적을 통해 추가로 확인하려는 것이다. 영화를 본 뒤 원작을 소장하는 것은 물론 작품의 뿌리와 배경까지 찾아가는 독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 확산한 문화인 텍스트힙과도 맞닿아 있다. 책을 읽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취향과 문화로 소비하는 젊은 세대가 늘면서 영화나 드라마를 본 뒤 관련 책을 찾아 읽는 것 역시 이러한 소비 방식의 연장선으로 자리 잡았다. 

 

다만 책 판매량 증가가 곧바로 독서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과제로 남는다.  화제작의 원작을 구매하고 관련 서적을 찾아보는 행위가 실제로 긴 호흡의 독서로 이어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실제로 한국 성인의 독서율은 지난 10년간 72.2%에서 38.5%로 하락했다. 지난해 수치는 1994년 이래 최저다.

 

출판계 관계자는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책으로 관심을 확장할 수 있는 접점이 생긴다는 점에서 출판계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화제작에 대한 관심이 일회성 구매에 그치지 않고 다른 책을 찾아 읽는 독서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연계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