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잘하는 애들이 잘한다고 하잖아요. 딱 그런 선수입니다(웃음).”
프로야구 퓨처스리그(2군)서 충분히 담금질을 마친 김정운(KT)이 이젠 1군 뒷문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시즌 막판 불펜 고민이 깊은 마법사 군단에 반가운 선택지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이강철 KT 감독은 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서 열리는 KIA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리그 맞대결을 앞두고 김정운을 향해 “체인지업을 조금만 더 다듬으면 좋아질 것 같다. 직구 스피드도 많이 올라왔다”며 “불펜에서 하나 더 쓸 수 있는 카드가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루 전에도 눈도장을 찍었다. 김정운은 4일 KIA전에서 KT가 2-0으로 앞선 7회 말 배제성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대타 박상준과 7구 승부를 펼친 끝에 체인지업으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⅓이닝 원포인트 무실점으로 임무를 마치며 올 시즌 1군 첫 홀드도 챙겼다.
최근 흐름이 안정적이다. 지난달 20일 LG전을 시작으로 26일 두산전, 이달 2일 한화전과 4일 KIA전까지 4경기 연속 자책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향후 활용 폭이 넓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애초부터 기대가 컸던 자원이다. 대구고 재학 시절 청소년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아마추어 최고 언더핸드 투수로 평가받았고, KT는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김정운을 품었다. 이후 팔 각도를 조금씩 끌어올리며 현재는 사이드암에 가까운 형태로 변화를 줬다. 상무에서 병역 의무까지 마친 뒤 지난해 12월 복귀하며 다시 1군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감독도 김정운의 재능을 다시 주목하고 있다. 그는 “요즘 말로 ‘야잘잘’이라고 하지 않나. 야구 잘하는 애들이 잘한다는 뜻”이라며 “김정운도 1라운드 출신이고 어릴 때부터 시속 150㎞를 던졌던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완전히 언더핸드였는데 점점 팔을 올렸고, 군 복무를 마친 뒤에는 긴장도 덜하면서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전에서 하나씩 확인한 결과가 믿음으로 이어졌다. 이 감독은 “한화전에서도 써보고 LG전에서도 던지게 했는데 생각보다 좋았다”며 “조금씩 기회를 주다 보니 이제는 하나 쓸 수 있는 카드를 만든 것 같다”고 했다.
2군에선 이미 경쟁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올 시즌 22경기 동안 52이닝을 소화하며 2승2패 2홀드 평균자책점 1.90을 기록했다. 탈삼진 52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9개에 그쳤다. 남은 과제는 1군 무대에서의 증명이다.
KT로선 시기도 절묘하다. 불펜에서 믿고 맡길 수 있는 자원을 하나라도 더 확보해야 하는 상황일 터. 치열한 순위 싸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시안게임 기간에는 마무리 박영현이 대표팀 차출로 잠시 자리를 비운다. 마운드 위 신형 엔진으로 거듭나는 중인 김정운이 사령탑의 두통을 줄일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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