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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광장] 경복궁 한복판까지 온 中 ‘한푸’…한복 세계화 틈 파고드는 문화공정

입력 : 2026-08-25 11:59:49 수정 : 2026-08-25 11:5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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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푸를 입고 경복궁에서 촬영 중인 중국 인플루언서. 사진=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SNS
한푸를 입고 경복궁에서 촬영 중인 중국 인플루언서. 사진=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SNS

 

한복이 세계의 시선을 받고 있다. K-팝과 K-드라마, K-뷰티를 타고 확산한 한류의 영향력이 우리 전통문화까지 뻗어나가면서다. 한국을 찾은 해외 관광객이 한복을 입은 채 궁궐을 거니는 풍경은 이제 익숙하다. 한복이 세계인의 관심을 갖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반가운 변화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장면도 포착된다. 최근 중국 전통의상인 한푸를 입은 중국 인플루언서들이 경복궁을 배경으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는 모습이 SNS를 통해 확산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한푸를 입고 한국의 고궁을 찾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해외여행을 하면서 자신의 전통의상을 입고 문화를 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동일 수 있다. 문제는 그 콘텐츠가 전 세계로 퍼지는 과정에서 한푸와 한복을 둘러싼 혼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복은 고구려 벽화에서도 확인되는 한국의 전통의상이다. 한푸와는 형태부터 다르다. 저고리와 풍성한 치마 등이 특징인 한복과 달리 중국의 시대별 전통 복식을 바탕으로 한 한푸는 옷의 형태와 여밈 방식 등이 다양하다. 한국인 눈에는 한복과 한푸의 차이가 분명하게 보이지만 모든 외국인이 그런 것은 아니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에게 경복궁이라는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을 배경으로 한 한푸 차림의 콘텐츠는 자칫 한국 전통의상이라는 잘못된 인상을 줄 수 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것이 단순한 자국 전통의상을 입었다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다. 틱톡 등 SNS에서는 한복이 한푸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을 담은 영상이 확산하고, 중국 누리꾼 사이에서도 한복의 기원을 한푸와 연결하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복을 조선족 복식으로 소개한 중국 바이두 백과사전 사례나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한푸가 한복으로 판매된 사례 역시 최근 몇 년간 논란을 불러왔다.

 

지난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신드롬으로 한국의 두루마기와 갓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에서 확산하는 등 한복의 세계화는 이제 막 첫발을 뗐다. 정부 또한 지금을 한복의 세계적 확산을 위한 절호의 기회로 보는 상황에서 이같은 문화공정은 한복의 세계화를 가로막는 큰 걸림돌이다.

 

중국의 잘못된 주장을 바로잡고 적극적으로 항의할 필요가 있지만 단순히 목소리를 높여 “우리 것이 맞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세계인이 한복을 제대로 알고, 한복이 한국의 전통문화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스스로 한복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결국 답은 한복의 세계화에 있다. 특히 SNS를 통해 짧은 영상 하나가 국경을 넘어 빠르게 확산하는 시대인 만큼 설명하지 않는 빈자리를 다른 해석이 채우지 않도록 적극적인 콘텐츠 생산과 홍보가 필요하다. 

 

한푸를 입은 중국인 관광객이나 특정 국가의 관광객 전체를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 한푸 착용 자체와 문화공정 논란은 구분해야 한다. 문제는 특정 의상이 어떤 맥락에서 소비되고 세계에 어떤 정보로 전달되는가에 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한국의 문화와 규칙을 존중하도록 다국어 안내를 강화하는 등 구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문화공정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한복을 더 널리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다. 한복은 오랜 역사와 생활문화 속에서 발전해온 한국의 전통문화이자 정체성이 깃든 문화유산이다. 세계인이 한복에 관심을 보이는 지금이야말로 한복의 가치와 고유성을 제대로 알릴 기회다. 한복의 세계화가 본격화할수록 감정적인 대응이 아니라 세계인이 한복을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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