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말실수나 부적절한 언행을 둘러싼 논란이 눈에 띄게 늘었다. SNS 환경 변화와 콘텐츠 소비 방식, 온라인 여론 구조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미디어 플랫폼의 변화다. 동영상 플랫폼의 부상은 미디어 소비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 이용자들은 전체 영상을 보기보다 몇 분, 몇 초 분량의 클립을 소비하는 데 익숙해졌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에 따르면 2025년 동영상 이용자 가운데 최근 1주일간 숏폼을 시청한 경험이 있는 성인은 94.3%에 달했다. 청소년도 다르지 않다. 국내 10대의 91.0%가 숏폼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으며, 49.1%는 매일 숏폼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확산 구조도 달라졌다. 과거 논란이 퍼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 사이 언론 보도를 통한 사실관계 확인 과정이 존재했다. 지금은 일반 이용자가 가장 먼저 영상을 올리고 해석을 덧붙이며 여론을 형성한다. 원본 대신 짧게 편집된 장면이나 캡처 이미지가 앞서 유통되면서 긴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할 발언이 전혀 다른 의도로 읽히는 일도 잦아졌다. 설명보다 판단이 먼저 도착하는 구조다. 기존 인식에 부합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확증편향이 겹치면서, 해명이나 반박은 최초 논란만큼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청소년들의 어휘력 부족과 문해력 하락 문제도 논란을 부추기는 주요 요인이다. 온라인 밈과 짧은 영상 소비에는 익숙하지만 긴 글을 읽고 맥락을 파악하는 경험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입시정보업체 진학사가 지난 3월 발표한 자료에서도 고등학생 10명 중 3명은 긴 글을 10분 이상 읽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길게 읽어야 하는 글을 10분 이상 집중해서 읽는 것이 힘들다고 느낀 적이 많았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22.2%는 ‘그렇다’고 답변했으며, ‘매우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은 8.4%로 집계됐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숏폼 중심의 미디어 이용이 늘어나면서 뇌가 짧고 강한 자극에만 익숙해지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텍스트보다 직관적인 이미지와 짧은 영상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는 섬세한 언어적 맥락과 은유, 유머의 결을 읽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단어의 정확한 뜻이나 사회·문화적 배경을 이해하지 못한 채 오직 자극적인 키워드에만 반응하면서 오해의 골이 깊어지는 것이다. 결국 언어적 맥락을 해석할 능력이 부족해지자 대중은 복잡한 사실관계를 따지기보다 익숙한 혐오 프레임을 덧씌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결국 이같은 현상은 단순히 개인의 언행 문제라기보다 SNS 중심의 미디어 환경과 실시간 확산 구조, 이에 익숙해진 이용자들의 문해력 저하가 맞물리면서 고착화되고 있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논란이 생겨도 전체 맥락을 확인하는 과정이 있었지만, 지금은 몇 초짜리 클립과 캡처 이미지가 먼저 확산되면서 의도와 사실관계가 뒤늦게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며 “온라인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비슷한 논란은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한번 형성된 부정적인 이미지는 해명이 나오더라도 쉽게 회복되지 않아서 업계에서는 더욱 조심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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