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이후 핵심 쟁점으로 남아온 ‘조선인 강제동원 역사 반영’ 문제가 다시 국제사회에서 공식적으로 제기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이 사도광산의 가치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특정 시기만이 아닌 광산 개발 전 기간에 걸친 전체 역사를 충실히 담아야 한다고 재차 요구하며 후속 조치 이행을 주문했다.
2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세계유산 보존상태(State of Conservation·SOC) 안건 가운데 일본 사도광산 관련 결정문이 별도 토의 없이 합의 채택됐다.
이번 결정은 2024년 사도광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당시 일본이 약속했던 권고사항 이행 여부를 점검한 결과다. 당시 세계유산위원회는 사도광산의 역사적 가치를 설명할 때 특정 시대에 국한하지 않고 광산이 운영된 전 시기의 역사를 균형 있게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에 채택된 결정문에는 “해설 및 전시 전략과 시설이 현장에서 광산 채굴의 모든 기간에 해당하는 전체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지에 대해 추가적인 명확화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위원회는 일본 정부에 관련 개선 사항을 지속적으로 세계유산센터에 보고하고, 해설과 전시 전략을 보완하는 과정에서 관계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오는 제50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후속 이행 상황을 검토할 수 있도록 2027년 12월1일까지 보존 현황과 권고사항 이행 결과를 담은 갱신 보고서를 제출할 것도 요청했다.
사도광산은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에 위치한 금광으로, 에도시대 금 생산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태평양전쟁 시기인 1940년부터 1945년까지 약 1519명의 조선인이 강제 동원돼 노동한 장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세계유산 등재 추진 과정에서도 강제동원 역사 반영 여부가 한일 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세계유산 등재 당시 일본은 광산 개발의 모든 기간에 걸친 전체 역사를 반영하는 해설·전시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이는 에도시대 산업유산뿐 아니라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동의 역사까지 함께 설명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당시 일본 정부는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며 권고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고 전시시설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후 공개된 사도광산 보존현황 보고서를 두고 강제동원 역사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보고서에는 사도광산 인근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의 조선인 노동자 생활 전시실 운영과 기숙사터 안내판 설치 등이 소개됐지만, 조선인 강제동원을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이 일부 권고사항을 이행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전체 역사를 충실히 다루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결정문안을 지난 15일 공개했다.
이번 결정문이 최종 채택되면서 일본은 향후 전시와 해설 개선 상황을 세계유산센터에 지속적으로 보고해야 하며, 후속 조치 이행 결과는 2027년 제출할 갱신 보고서를 통해 다시 평가받게 된다. 향후 일본이 강제동원 역사를 포함한 사도광산의 역사 전반을 어떻게 전시와 해설에 반영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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