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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축구 대참사 블랙박스②] 플랜 A밖에…스리백은 죄가 없다

입력 : 2026-06-30 15:23:06 수정 : 2026-07-01 07:3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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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이 북중미 월드컵에서 실패한 결정적 이유 중 하나는 단조로운 전술이다. 홍명보 전 감독은 스리백의 약점과 문제점을 여러 차례 지적받았으나 고치지 않았다. 홍 전 감독(가운데)이 25일 남아공전에서 황희찬을 붙잡고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축구대표팀이 북중미 월드컵에서 실패한 결정적 이유 중 하나는 단조로운 전술이다. 홍명보 전 감독은 스리백의 약점과 문제점을 여러 차례 지적받았으나 고치지 않았다. 홍 전 감독(가운데)이 25일 남아공전에서 황희찬을 붙잡고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홍명보호 실패의 원흉으로 지목된 스리백, 하지만 전술은 죄가 없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스리백은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에서 시작됐다. 홍명보 전 감독은 이전까지 포백을 활용하다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는 플랜 B도 필요하다며 스리백 카드를 꺼내 들었다. 초반엔 성공적인 듯했다. 실제로 9월 미국 원정 평가전에서 미국에 2-0으로 승리했고, 멕시코와 2-2로 비겼다. 스리백을 플랜A로 낙점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브라질에 0-5로 참패하고 올해 3월 코트디부아르(0-4), 오스트리아(0-1)에 연패했다.

 

스리백을 향한 의구심은 커져만 갔지만 변화는 없었다. 홍 감독은 수비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삼아 스리백을 밀어붙였다. 포백 사용 의사도 밝혔지만 실제 월드컵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다. 조별리그 경기 내내 한국은 단조로운 흐름 속에 해법을 찾지 못했다. 결국 1승2패, 조 3위로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문제는 스리백이 아니다. 스리백은 죄가 없다. 한국보다 높은 성적을 거둔 일본도 사용하는 전술이다. 실제로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스리백을 자주 활용했다. 다만 한국과 달랐던 포인트는 유연성과 조직력이다. 상대에 따라 스리백과 포백을 오갔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수비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패턴 플레이와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기회를 만들었다. 그 결과 32강에 진출, 브라질전(1-2 패)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반면 한국의 스리백은 수비만 강조하는 단조로운 전술이었다. 그렇다고 실점이 적지도 않았다.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선제 실점을 내줬다. 더 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한국은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무색무취’ 전술을 끝내 바꾸지 않았다. 변화는 선수 교체뿐이었다. 공격 숫자를 늘리는 승부수도 없었다. 특히 0-1로 뒤지고 있던 남아공전 후반 수비 진영에 선수들이 몰리는 모습이 나와 비판이 쏟아졌다.

 

스리백에선 윙백의 역할이 중요하다. 윙백들이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측면을 장악해야 힘을 발휘하는 전술이다. 하지만 한국은 선수 개인별 장점과 스리백의 강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설영우(즈베즈다),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 김문환(대전) 등을 활용했지만 공수 균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그 결과 윙백이 올라간 사이 수비 뒷공간은 상대의 먹잇감이 됐다. 역습을 번번이 허용했다. 에이스 이강인(PSG)은 중원까지 내려와 공격 전개를 책임져야 했다. 후방 빌드업이 흔들리자 그의 부담도 커졌다. 문제는 이강인이 내려온 뒤였다. 그 빈 공간을 채워줄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남아공전에선 이재성(마인츠)까지 빠지며 연결고리가 사실상 사라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중원을 책임지던 황인범(페예노르트)의 존재감도 옅어졌다.

 

족집게 과외에도 오답 노트는 없었다. 세계적인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 브라질 감독은 지난 10월 한국과의 평가전을 마친 뒤 “한국은 중앙에서부터 압박을 세게 나갔지만 그 부분에서 실수가 있었다. 브라질 선수들이 측면으로 벌려주며 수비 간격이 벌어졌고, 그 과정에서 골이 나왔다”고 분석했다. 적장이 콕 짚어줄 정도로 약점은 명확했다. 하지만 홍 전 감독은 끝내 변화를 택하지 않았다. 문제는 스리백이 아니었다. 끝내 플랜A밖에 모르는 고집이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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