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갖고 좇는다면 위대한 일도 해낼 수 있다.” (부비스타 카보베르데 감독)
지도에서 찾기도 쉽지 않은 작은 섬나라가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인 월드컵을 뒤흔들고 있다. 세계 곳곳에 흩어진 선수들을 한데 모은 카보베르데가 이번 대회 가장 뜨거운 ‘언더독 신화’를 써 내려가는 중이다.
카보베르데는 22일 미국 마이애미 스타디움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에서 우루과이와 2-2로 비겼다. 1차전 스페인전 0-0 무승부에 이어 남미의 강호에게도 귀중한 승점을 따낸 순간이다.
약팀이지만 수비에만 매달리지 않았다. 전반 20분 케빈 피나(크라스노다르)가 강력한 프리킥으로 조국의 월드컵 본선 첫 골을 터뜨렸다. 전반 막판 역전을 허용했지만, 후반 교체 투입된 엘리우 바렐라(텔아비브)가 상대 백패스 실수를 놓치지 않고 동점골을 넣었다. 우루과이 선수들이 머리를 감싸 쥔 사이 카보베르데 선수들은 포효했다.
부비스타 감독은 경기 뒤 “상대가 아무리 큰 팀이어도 맞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보다 앞서 “우리 같은 나라가 세계 최고와 경쟁하는 것은 아프리카의 어떤 아이라도 꿈꿀 수 있다는 의미”라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서아프리카 앞바다 10개 섬으로 이뤄진 카보베르데의 국토 면적은 4033㎢로 전북특별자치도(8073㎢)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아프리카 예선서 대이변을 일군 끝에 카메룬과 앙골라를 제치고 7승2무1패, 조 1위로 사상 첫 본선 티켓을 따냈다.
이 힘의 원천은 ‘디아스포라(고향을 떠나 흩어져 사는 민족·집단)’의 결집에 있다. 인구 52만명에 불과해 자국 리그 기반이 크지 않은 카보베르데는 세계 14개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태어나고 자란 곳은 달라도 ‘카보베르데인의 피’ 하나로 뭉쳤다.
주전 센터백 피코 로페스(샴록 로버스)가 대표적이다. 아일랜드 더블린서 은행 상담원으로 일하며 파트타임으로 축구를 병행하던 그는 2019년 대표팀이 구인구직 플랫폼으로 보낸 메시지를 스팸으로 오해했다. 뒤늦게 아버지의 조국을 대표해달라는 제안임을 알고 합류했고, 7년 뒤 이번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견고한 수비로 내로라하는 슈퍼스타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로페스는 이 대회 두 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 특히 우루과이전 후반 21분엔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의 공을 걷어낸 데 이어 마누엘 우가르테(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슛까지 발로 막아 연속 위기를 넘겼다.
다득점서 밀려 H조 3위에 자리한 카보베르데(2무)는 오는 27일 사우디아라비아(1무1패)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거함들을 상대로 선전한 기세를 첫 승전고와 함께 기적의 32강 진출 신화로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