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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인터뷰] "히어로 인사이드, 인기 애니 너머 글로벌 브랜드 꿈꾼다"

입력 : 2023-11-15 20:28:26 수정 : 2023-11-16 21: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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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 인터뷰 맹주공 감독

애니시리즈 '라바' 연출가
신작 '히어로 인사이드' 선봬
HBO 맥스 TV쇼 부문서 5위
멕시코 등선 OTT 2위 올라

"200억 원 예산에도 고퀄리티
더빙 제작상 남미부터 선공개
시즌2 주요 인물에 한국 캐릭터
라바처럼 넓은 연령 사랑받길"

‘히어로 인사이드’ 세계관 속에서 곤란한 일이 생겼을 때 꼭 챙겨야 하는 것은? 정답은 ‘만화책’이다. 상상력이 풍부할수록 더 많은 히어로를 현실 세계로 소환할 수 있다. MBTI 가운데 N 성향이 클수록, 문과생일수록 유리하지 않을까. 책 속에서 뛰쳐나온 히어로는 가지각색이다. 눈물로 적을 공격하고, 미이라가 등장해 붕대로 싸우며, 엄청난 크기의 푸들이 뛰어다니며 호흡을 맞춘다.

애니메이션 히어로 인사이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알고 보니 메이드 인 코리아다. CJ ENM과 밀리언볼트가 만들었다. 밀리언볼트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 라바 시리즈를 제작한 맹주공 감독과 제작진이 2018년 12월 설립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다. 여기에 ‘파워 퍼프 걸’ 제이크 골드먼 작가가 힘을 합쳤다.

맹주공 밀리언볼트 대표가 '히어로 인사이드' 포스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밀리언볼트 제공

전체 제작비는 약 200억. 픽사, 디즈니 등 기존 글로벌 맹주들의 제작비의 약 10분의 1 수준이지만 퀄리티는 대등하다. 맹주공 밀리언볼트 대표는 “글로벌 회사들이 봤을 때 우리 작품은 독립영화 수준의 예산이겠지만, 퀄리티에 크게 놀랄 것”이라고 자신한다. 15일 밀리언볼트 사옥에서 맹 감독을 만나 제작 비화를 들었다.

-히어로 인사이드는 어떤 내용인가.

“코믹북 작가 스캇이 히어로 100명을 주인공으로 그린 책 100권이 출판되지 않고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곳곳에서 이상한 일이 나타나고 13살 소년 마이크가 우연히 만화책 속 크라잉맨을 갖게 되며 시작된다. 현재 나온 시즌1은 총 11부작이다. 국내서는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투니버스와 티빙에서 시청 가능하다.”

-초기 성과는 어떤가.

“지난 3일 라틴아메리카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이후 9일 세계 ‘HBO 맥스 TV쇼’ 부문 5위에 올랐다. 이 수치가 애니메이션, 키즈 부문이 아닌 영화·드라마를 통튼 순위였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 기준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19개국에선 2위를 차지했다.

맹주공 감독이 밀리언볼트 사옥에서 히어로 인사이드를 소개하고 있다. 정희원 기자

마켓에서도 반응이 좋았다. 프랑스 칸에서 열린 ‘2023밉컴(MIPCOM)’에 참가해 히어로 인사이드를 공개했다. 당시 세계 최대 방송영상콘텐츠마켓 MIP Junior(밉 주니어)행사에도 참석했는데 참가한 600개 쇼 중 히어로 인사이드가 3위를 차지했다. 1~2위는 기존 파워가 있는 IP 작품이었다. 글로벌 파트너사들이 매우 고무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배트맨을 오마주한 블랙나이트 캐릭터를 가장 인상깊어 했다.”

-남미에서 먼저 서비스된 이유는.

“더빙 이슈가 크다. 본래 유럽, 중동에서 먼저 선보이고 아프리카와 남미로 진출하려 했다. 남미는 이제 라틴어와 포르트컬러 2개 정도로 더빙하면 된다. 하지만 유럽 같은 경우에는 워낙 언어가 다양해 제작 여건상 일정이 조금 늦춰졌다.”

-영상 퀄리티가 남다르다.

“글로벌에서 성공하려면 스토리가 가장 중요하지만 일단 눈에 띄어야 한다. 머릿속에 남들이 예측하지 못한 수준의 퀄리티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 배경이 샌프란시스코지 않나. 시즌 1 7화에서는 샌프란시스코를 전반적으로 훑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제작팀도 ‘미쳤냐’고 했지만 그럼에도 멋지게 만들어냈다. 이런 점이 좋은 반응을 얻도록 한 것 같다.

-파워퍼프걸의 제이크 골드만이 메인 작가로 참여했다. 참여하게 된 계기는.

“전체적인 스토리, 액션 신 등의 구성은 우리(밀리언볼트)가 한다. 하지만 글로벌화 하려면 현지 감성을 담는 게 필수다. 대사를 우리가 쓸 수 없더라. 대사를 잘 치는 작가를 수소문했다. 수많은 유명 작가들도 인터뷰했는데 제이크가 가장 감각적이었다. 제이크도 우리 작품의 콘셉트를 듣고 재밌겠다고 공감해 시작됐다. 아예 제이크를 중심으로 시나리오전문 팀을 구성했다. 시즌 2~3까지 작업을 마쳤다.”

-캐릭터가 너무 많이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작품 하나로만 보면 어차피 스토리 라인을 따라야 하니 중심 인물은 있다. 포켓몬스터를 예로 들자면 결국에는 피카츄 위주로 흘러간다. 히어로를 많이 만든 것은 애니뿐 아니라 캐릭터 자체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해당 캐릭터를 토대로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벤져스’라는 영화도 결국 기존의 마블 캐릭터들이 이미 존재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다.”

-한국적 캐릭터 등장 계획은 있나.

“히어로 인사이드는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누가 봐도 글로벌 애니메이션이라고 인지됐으면 좋겠다. 라바를 내놨을 때에도 ‘이 작품은 어느 나라가 만든거지, 미국 거인가? 유럽에서 만들었나’ 하는 반응을 들었을 때 무척 기분이 좋았다.

맹주공 밀리언볼트 대표. 밀리언볼트 제공

물론 한국 캐릭터도 등장한다. 처음 기획할 때만 해도 한국적인 게 글로벌한 콘텐츠는 아니었다. 현재는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나. 앞으로 한국적 문화나 캐릭터가 더 확장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즌 2에서는 한국 캐릭터가 주요 인물로 나올 예정이다.”

-타깃 연령대는.

“라바가 그랬듯 4세부터 40세까지 즐겁게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되길 바란다. 타깃이 너무 넓지 않냐는 반응도 있지만 라바를 통해 경험한 만큼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스토리 자체는 어렵지 않고 직관적인데 뒤에 가면 어느 정도 복잡해진다. 코어 타깃은 9세부터 10대 정도다.”

-향후 포부는.

“하나의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처음부터 확장성이 좋은 IP로 기획했다. 애니메이션의 특징 중 하나가 ‘하이리스크 하이 리턴’, 영화나 드라마보다 생명력이 길다는 점이다. 아직도 미키마우스의 수요 크지 않나.

대표이다보니 돈을 벌어와야 하는 입장이다. 영상만으로 승부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크로스미디어로 확장할 수 있도록 했다. 브랜드화될 경우 만화책·웹툰, 게임, 극장판, 심지어 테마파크까지 가능하다. 비즈니스 모델 중에 제일 크게 생각한 게 수익이 좋은 게임이다. 그러면 우리가 또 새로운 작품으로 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되지 않겠나.

히어로 인사이드가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언제 어디서 어떻게 터질 줄 모른다. 작품이 브랜드로 성장했을 때의 가치는 그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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