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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날치기 사면’ 일파만파, 이영표·이동국 축구협회 부회장 사퇴

입력 : 2023-04-04 10:28:13 수정 : 2023-04-04 14: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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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가운데)이 31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임시 이사회에 참석해 논의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어이없는 사면은 철회됐지만 불은 쉽게 꺼지지 않는다.

 

지난달 28일 우루과이전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KFA)가 충격 발표를 내놓았다. 협회가 이사회를 통해 징계중인 축구인 100명에 대해 사면 조치를 의결했다는 소식이었다. 그 안에는 2011년 축구계를 뒤흔든 프로축구 승부 조작으로 제명된 당시 선수 48명도 포함됐다.

 

협회가 제시한 근거는 “지난해 달성한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과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을 자축하고, 축구계의 화합과 새 출발을 위해 사면을 건의한 일선 현장의 의견을 반영했다. 오랜 기간 자숙하며 충분히 반성을 했다고 판단되는 축구인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부여하는 취지도 있다”는 것이었다.

 

어이 없는 이유로 심각한 범죄를 지우려는 비합리적인 결정에 큰 비난이 일었다. 심지어 많은 이들의 뜻을 모으는 과정도 없이 날치기 통과 시켜버리는 ‘괘씸죄’까지 추가됐다. 축구 팬들의 원성이 자자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협회는 사면 발표 사흘 만인 31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해당 조치를 전면 철회했다. “사회적 공감을 얻지 못한 잘못된 판단”이라 인정하며 “생각이 짧았고 경각심도 부족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협회를 향한 신뢰도는 추락했고 팬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이동국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미소 짓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결국 논란 속에 이영표, 이동국 KFA 부회장 그리고 조원희 사회공헌위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기에 이르렀다. 각자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과 및 사퇴를 공식화했다.

 

이영표 부회장은 “좋은 행정은 충분한 반대 의견과 다수의 목소리를 통해서 만들어진다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협회의 일원으로서 팬들의 모든 질책을 무거운 마음으로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동국 부회장은 "부회장으로서 임무를 해내기에 부족함이 많았다.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하며 현 시간부로 해당직을 내려놓으려 한다"고 밝혔고 조원희 위원장도 “이사회에 있었던 사람 중 한 명으로 축구를 사랑하시는 팬분들에게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물러났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들의 사퇴가 협회의 꼬리 자르기가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아직 확실한 해명이나 대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일파만파로 커진 논란은 쉽게 진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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