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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안중근을 기리며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입력 : 2023-01-11 01:00:00 수정 : 2023-01-10 18:3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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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오랜만에 애국심에 불을 지피는 독립운동 영화가 개봉했다. 바로 천만영화인 ‘해운대’, ‘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뮤지컬 원작 영화 ‘영웅’이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 저격 이후 뤼순감옥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안중근 의사의 대한 독립을 향한 의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영화는 안중근(정성화 분)이 1909년 3월 러시아 연추 지역의 끝없이 펼쳐진 설원 위에서 동료들과 왼손 약지를 잘라 독립을 함께 맹세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고 초대 통감으로 부임한 이토 히로부미는 일제 식민지배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침략에 박차를 가한다. 이에 안중근은 오랜 동지 우덕순(조재윤 분), 명사수 조도선(배정남 분), 독립군 막내 유동하(이현우 분) 등과 함께 이토를 처단할 준비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일제에 잠입해 이토의 동정을 감시하던 궁녀 설희(김고은 분)의 활약으로 이토의 하얼빈 방문 계획을 입수한 안중근과 동지들은 하얼빈으로 향한다.

드디어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은 하얼빈역에 도착한 이토를 향해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기고 ‘코레아 우라(대한제국 만세)’를 힘차게 외친다. 안중근 의사뿐만 아니라 거사를 위해 희생도 마다하지 않은 조력자들의 애환이 가슴 뭉클하게 다가오는 장면이었다.

영화 속에서 깊게 다루진 않았지만 안중근은 유동하의 선친 한의사 유경집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안중근은 하얼빈 의거 당시에도 그를 찾아가 암살에 대해 논의했다고 한다.

유경집은 러시아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만주와 러시아 지역 독립운동가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왔고 아들과 함께 구국헌신을 맹세하는 7인 동맹에도 참여하며 독립에 헌신했다.

이 시기 일제는 우리민족의 정신과 문화를 없애기 위해 한의학 말살정책을 시행하고 있었다. 이에 한의사들은 자신들의 의술이 한인들의 건강을 지키고 독립에 도움이 되게끔 활발히 노력했다. 대표적으로 조선총독 사이토 마코토에게 폭탄을 투척한 강우규 의사가 있다. 그는 당시 66세의 노경으로 의거 이후 의열 투쟁의 효시가 됐다.

또한 한의사로서 대를 이어 독립정신을 안고 투쟁을 이어나간 가문도 있다. 독립군 3대 전투로 알려진 ‘대전자령 전투’를 승리로 이끈 한의군의관 신홍균 선생, 독립운동 중 체포돼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른 신광렬 선생이다. 두 인물은 최근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으며 세간에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특히 신광렬 선생은 가문의 의술을 집대성 한의서 ‘청파험방요결’을 남겼다. 이는 후손인 자생한방병원 설립자 신준식 박사에게 이어져 내려와 끊임없는 과학적 연구를 통해 오늘날 추나요법, 동작침법 등 국내·외에서 인정하는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거듭났다. 독립운동에 몸 바친 한의사 선배님들의 노력이 한의학의 정체성·정통성 확립과 과학화·세계화를 위한 초석이 된 것이다.

현재도 공적이 밝혀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들은 아직도 매우 많다. 이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예우와 존경으로 독립정신의 숭고한 뜻을 기려야 한다. 오랜 세월 동안 발굴되지 못한 역사 속 숨은 영웅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연구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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