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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를 만드는 사람들] E07 - 수원삼성, 마스코트 아길레온

입력 : 2022-09-16 08:16:00 수정 : 2022-09-18 14:2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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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축구 K리그를 위해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는 이들도 많다. K리그1 12개 구단별로 1명씩, 총 12명의 K리그를 만드는 사람들을 만난다. 순서는 2021시즌 성적 역순, 승격팀 김천상무로 시작해 디펜딩챔피언 전북현대의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K리그를 만드는 사람들’은 매 라운드에 맞춰 연재한다.

 

 일곱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마스코트 반장 3선’ 아길레온을 만났다. 프로축구 K리그 명가 수원삼성의 얼굴이자 리그 대표 마스코트다운 ‘인싸력’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 킹, 너희들 나 못 이겨

 K리그를 총괄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구단의 얼굴인 마스코트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2020시즌부터 ‘마스코트 반장 선거’를 실시했다. 각 구단 마스코트들은 리그를 대표하는 자리에 오르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은 물론, 연합 유세를 벌이는 등 다양한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시작 이후 2022시즌까지 3년 연속 반장은 아길레온의 몫이었다. 대적할 수는 있었으나 뛰어 넘진 못했다.

 

 반장 선거에서 전승을 거둔 아길레온은 “내가 3선 반장이 된 건 귀엽거나 잘생겨서가 아니다. 팬 여러분들의 뜨거운 열정 덕분”이라며 “2022시즌 반장 선거 같은 경우, 울산현대의 미타 부반장님의 각 팀 팬 커뮤니티 간식 돌리기 공약이나 포항스틸러스의 쇠돌이 부반장님의 선거 유세송과 같은 파격적인 행보들로 K리그 팬들의 마음을 잡았다면 난 수원 팬들에게 집중하는 선거운동을 했다. 첫 번째, 두 번째 반장 선거에서 봤듯 우리 수원 팬분들의 화력이 압도적이었기에 우리 팬분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며 마음을 얻는 것이 실속 있는 선거운동이라고 생각했다. 그 결과 유례 없는 3선 반장을 하게 됐다. 팬 여러분, 늘 사랑합니다”라며 수원 상징색인 청백적의 하트를 날렸다.

 

 아길레온은 압도적인 수원팬들의 사랑 덕분이라고 3선 배경을 설명했으나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 디자인 업체와 함께 지난 1년간 리뉴얼 작업을 진행, 올해 첫 선을 보였다.

 

 새단장 효과를 톡톡히 본 아길레온은 “올해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성형을 하게 됐다. 예전 얼굴이 낫다고 하시는 분들의 반박은 정중히 사양하겠다. 성형한 뒤에 많은 팬 분들이 가족들은 어디 있냐고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다(왜 아픈 상처에 소금을 뿌리십니까)”며 “반장 업무에 집중하다 보니 가정에 소홀하게 됐고 가족들은 고향으로 돌아갔다. 이제 내게 남은 건 수원과 팬 여러분뿐이다. 평생 함께 하실거죠?”라며 더 발전한 팬 스킨십을 다짐했다.

 

 

 ◆ 마스코트는 어떤 업무를

 마스코트는 홈 경기 당일 이벤트 행사를 주로 함께 한다. 선수단 워밍업 때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눈이 즐거울 수 있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인사도 한다. 팬들이 경기장을 찾으면 해당 구장 마스코트를 경기장 안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이유다. 아길레온은 “경기 당일 팬들을 위해 재롱을 떨기도 하고 우리 선수들이 상을 받게 되면 옆에서 같이 축하해주기도 한다”며 “또 그날 느꼈던 감정들은 일기장에 고이 적어두었다가 숨겨진 이야기를 아길레터(수원이 올해 시작한 구단 제공 뉴스레터)에 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더욱 홈 경기에 임하는 각오, 함께 하는 추억이 남다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성 때문이다. 아길레온은 “지금까지 마스코트로 활동하면서 많은 추억이 있다. 여러 홈 경기들이 기억에 남지만 구길레온 시절을 제외하고 과거를 깔끔하게 세탁한 뉴길레온 한정으로만 말씀드리면 육성응원이 완전 허용된 5월 5일 울산현대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한동안 팬 분들이 경기장을 많이 찾아오지 못하셨다. 예전에 뜨거웠던 빅버드가 항상 그리웠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해당 경기일 당일, 경기장 밖에서 많은 팬 분들을 만나 인사 드렸다. 당시 어린이날이어서 많은 어린이 팬분들이 찾아왔는데 그 행복한 웃음소리가 너무 반가웠다. 결정적으로 경기는 어려웠지만 팬분들과 함께 한마음으로 응원하며 승삼이(승점 3)를 챙겼던 경기라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팬들을 홈 경기장으로 모시기 위한 온라인 활동에도 진심인 아길레온이다. SNS에서 밈, 실시간 대응 콘텐츠, 각종 재미 요소를 첨가한 이미지 등 젊은 세대를 겨냥한 색다른 콘텐츠를 활용해 팬들 유치에 한창이다. 아길레온은 “자체 트위터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평소 팬 민심을 살피고 가볍게 소통하며 지낸다. 그리고 블PD(구단 영상 콘텐츠 담당)를 협박(?)해서 유튜브에서 볼 수 없었던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외 대부분 시간에는 아길레온 짤을 만든다. 주로 무한도전 짤을 가공해서 제작하고 있다. 제일 좋아하는 예능 프로그램이었고 팬 분들도 아실 만한 유명한 짤이 많은 까닭이다. 그리고 올해 초 아길레온 이모티콘을 출시하려고 했는데 너무 비싸서 진행되지는 못했다.(그 돈으로 차라리 선수를 사겠)”며 “그래서 팬 분들이 트위터나 메신저 어플리케이션에서 유용하게 사용하셨으면 하는 마음에, 만든 짤들은 ‘아길티콘’으로 자체 대방출하고 있다. 궁금하신 분들은 트위터에 방문해주셔서 팔로우 부탁드린다. 팬분들께 즐거움을 드리기 위해 온라인에서도 꾸준하게 활동을 이어나겠다”고 덧붙였다.

 

 

 ◆ 반장으로서 더 많은 활동을

 3선 반장인 만큼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책임감도 남다르다. 아길레온은 “K리그의 얼굴인 만큼 다가오는 이번 시즌 시상식에서 시상자로 참여해보고 싶다. 한해 동안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준 선수들에게 상을 전달하는 일만큼 영광스러운 일이 또 있을까. 권오갑 총재님 불러만 주십시오. 자신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K리그 마스코트들의 인기가 남다르다. 리그 팬 유입을 위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계신 미타, 쇠돌이 부반장님들과 각 구단 모든 마스코트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우리 마스코트 여러분들, 얼마 남지 않은 시즌 부상없이 잘 마무리했으면 한다. 조만간 **정(온라인상에서 밈으로 활용되고 있는 수원 내 유명 고가 고깃집)에서 회식을 한 번 주도해보겠다”며 반장의 위용을 뽐내기도 했다.

 

 마스코트 반장이기 전에 수원의 마스코트라는 점도 재차 각인시켰다. 아길레온은 “어느덧 더운 여름이 지나고 바람에 들꽃이 살랑거리며 오곡백과가 무르익어가는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그것은 곧 정규 리그가 끝나고 피 말리는 파이널 라운드가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지금처럼 변함없이 수원을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시면 더 큰 사랑으로 여러분께 보답하겠다. 우리에겐 승리뿐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수원삼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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