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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현의 톡톡톡] 박은옥, 정태춘

입력 : 2022-04-27 11:14:31 수정 : 2022-04-28 09: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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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게 손수건 한장 던져 주리오. 내 작은 가슴에 얹어 주리오. 누가 내게 탈춤에 장단을 쳐주리오. 그 장단에 춤추게 하리오.’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 처음 만난 친구가 불러준 노래였습니다. 워낙 가사보다 멜로디를 먼저 기억하는 저였는데, 이 노래는 가사가 귀에 쏙쏙 들어오더군요. 그렇게 ‘시인의 마을’이라는 노래를 알게 되었고, 정태춘이라는 가수도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영화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고영재 감독 다큐멘터리 ‘아치의 노래, 정태춘’. 정태춘 박은옥 데뷔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18년부터 기획된 작품인데 코로나 등등의 상황으로 오는 5월 18일에 드디어 개봉을 하게 되었답니다. 영화의 앞부분은 정태춘이 누구인지 그의 히스토리를 말합니다. 처음에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쏘울 메이트 박은옥을 만나게 된 이야기, 전성기를 잃은 그들의 포크 음악을 어떻게 소생시켰는지,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는 어떻게 직접 나서서 행동하고 싸워왔는지 등의 이야기 말입니다. 지금이야 k-pop이 권력이 되기도 합니다만 예전에는 말도 안 되는 가요 사전심의제가 있었고, 그것이 사라질 수 있었던 것은 행동하는 뮤지션 정태춘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심각한 그의 모습 외에 바이올린을 들고 있는 귀여운 중학생 정태춘, MBC신인가수상을 수상하는 청년 정태춘의 모습도 반갑습니다. 

 

영화 속에는 그의 음악을 좋아하고 그의 음악에 영향을 받은 팬들도 등장합니다. 호기심 하나로 무작정 광화문을 찾아온 여고생은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할아버지가 역사 시간에 선생님의 보여줬던 동영상 속 가수라는 것을 기억하고 그와 그의 음악을 찾아 정태춘 팬이 되었답니다. 광주에서 열리는 아티스틱 스위밍 대회에 정태춘의 ‘5.18’음악에 맞춰 연기한 선수. 루게릭 환자가 되어 모든 것이 원망스럽다는 한 팬은 정태춘의 음악으로 평정심을 찾는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정태춘의 뒤에는 늘 공감하고 음악으로 위로하는 박은옥이 있었습니다.

 

영화 시작 전 무대 인사에서 남편을 천재 뮤지션이라 부르고 자신을 스스로 보조 출연이라 웃으며 소개하였지만 스스로 험난한 길을 가는 남편을 지키는 아내의 역할도 아무나 할 수 없었을 겁니다. 영화 중간중간 공연 실황 장면들이 들어가 있어 귀에 들리는 노래들이 참 좋은데요. ‘사랑하는 이에게’가 유독 가슴을 울리네요.

 

배우 겸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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