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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62세 남성에 뇌사자 팔 이식 성공

입력 : 2021-01-29 03:00:00 수정 : 2021-01-28 17: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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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원 기자] 작업 중 사고로 오른팔이 절단된 60대 남성이 새로운 팔을 이식받는 데 성공했다.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수부이식팀 홍종원 성형외과 교수와 최윤락 정형외과 교수, 주동진 이식외과 교수는 24일 뇌사기증자의 팔을 업무 중 오른팔을 다친 남성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손·팔 이식이 법적으로 허용된 이후 집도된 첫번째 수술이다.

 

62세 남성 최 모씨는 2년 전 사고로 오른쪽 팔꿈치 아랫부분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몇 개월 후 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를 찾은 최씨는 의수 등 추가치료를 받았지만 팔 이식 치료를 원했다. 그는 1년여 동안 정형외과와 정신건강의학과 평가를 거쳐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에서 보건복지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에 장기이식 대기자로 등록했다.

 

손·팔 이식은 2018년 8월 법제화됐다. 절단 후 최소 6개월이 지나야 하고, 환자가 등록된 병원에서 심장과 간·신장·폐 등 생명 유지에 필요한 장기를 기증하기로 한 뇌사자에게서만 손·팔을 기증받을 수 있다.

 

손·팔 이식은 뼈와 근육·힘줄·동맥·정맥·신경·피부를 접합해야 하고, 이어야 하는 혈관 크기가 2~3㎜ 정도로 작아 고난도 수술로 분류된다. 

이뿐 아니라 혈액형이나 교차반응 등 이식에 필요한 면역검사 외에 팔의 크기나 피부색, 연부조직 상태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대상자를 구하기 힘들다.

 

최씨는 이달 초 심정지로 뇌손상이 발생해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에 장기 및 조직을 기증한 뇌사자 보호자의 기증 동의로 팔을 이식받을 수 있었다.

 

수술은 지난 9일 오후 1시 30분부터 약 17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홍종원 교수와 최윤락 교수팀의 협업이 수술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최씨의 절단부위가 손목 바로 위로 수술 후 빠른 회복을 위해 본래 남아있는 근육의 기능을 최대한 살려 이식 수술이 진행됐다.

 

우선, 홍 교수팀이 최씨의 아래팔 절단부에서 피부를 들어올리고 이식 팔의 혈관을 연결할 동맥과 정맥을 찾아 준비했다. 이후 최 교수팀이 뼈와 힘줄, 근육, 신경을 박리하는 동안 수술과 마취시간을 줄이기 위해 성형외과팀에서 기증된 팔의 혈관과 신경 박리에 들어갔다.

 

이 과정을 거쳐 최씨에게 이식수술이 진행됐다. 정형외과팀에서는 정상 팔과 길이를 맞추기 위해 미리 계측해 놓은 길이에 맞춰 뼈를 고정하고, 이식한 팔의 손이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손등쪽 힘줄을 봉합했다.

최 교수는 “이식된 팔도 정상인 팔과 되도록 길이가 같아야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며 “힘줄과 신경은 손의 정상적인 기능 회복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성형외과 팀에서 팔에 혈류가 통하도록 혈관 일부를 연결한 뒤, 정형외과와 성형외과팀이 교대로 남은 힘줄과 신경과 혈관들을 연결했다. 마지막으로 혈류가 잘 가는 피부상태를 평가하면서 피부를 봉합했다.

 

홍종원 교수는 “환자의 팔 중 기능이 유지되는 조직을 최대한 보호하면서 이식 거부감을 줄이는 동시에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수술 계획을 세웠다”며 “수술 후 이식받은 팔에 피가 잘 통해야 이식한 팔의 정상 회복을 기대할 수 있어 수술 중에도 수차례 확인을 거듭했다”고 설명했다.

 

최씨의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현재 면역거부반응이나 다른 부작용 없이 건강한 상태로 곧 재활치료를 시작할 예정이다.

 

최윤락 교수는 “손이 가지고 있는 운동기능과 감각기능을 최대한 살려 밥을 먹고, 씻고, 옷을 입고, 문손잡이를 돌릴 수 있는 등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한편, 세브란스병원 수부이식팀은 최씨의 이식 수술을 위해 2018년 12월부터 수부이식을 준비했다. 국내 최초로 수부이식을 시행한 대구 W병원과 주동진 교수의 자문을 받았다. 수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시뮬레이션과 카데바 실습도 진행, 만반의 준비를 거치며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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