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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의눈]폭력의 스토브리그…이제 솜방망이도 지겹다

입력 : 2020-01-05 07:00:00 수정 : 2020-01-05 09: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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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전영민 기자] 이쯤이면 폭력으로 가득 찬 스토브리그다.

 

 경자년 시작부터 KBO리그가 폭력에 물들고 있다. 시민과 가족, 그리고 공권력까지 범위도 넓다. 지난 2일 LG의 한 투수가 시민에 폭행을 가한데 이어 이틀 만에 또 폭력 사건이 생겼다. 4일 NC 2군 A코치가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됐다. A코치의 아내가 가정폭력으로 신고를 한데 이어 현장을 찾은 공권력에까지 폭력을 행사했다. 각 구단은 바로 ‘깊은 사과’의 뜻을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를 결정하겠다는 의사도 덧붙였다.

 

 주인공만 다를 뿐 이질감이 없다. 매년 반복되는 사건 사고는 KBO리그의 전유물이다. 음주운전 관련 처벌이 국가적으로 강화됐는데도 매 시즌마다 똑같은 사례가 나온다. 이전부터 금기시해온 폭력은 더하다. 중대한 일이 벌어질 때마다 중심에 선 인물은 자취를 감춘다. 각 구단은 사과를 위해 머리를 숙인다.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재발을 방지하겠다며 ‘강하게 처벌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시간이 흐르면 해당 인물은 허리를 숙이고 다시 KBO리그로 돌아온다.

 

 구단부터 명확히 선을 그어야 한다. 선수의 개인적인 사정과 기량을 믿고 품기에는 구단이 얻을 것이 없다. 충성스런 팬덤을 소유한 LG도, 두터운 팬층이 필요한 NC도 비단 이번 사안이 전부가 아니다. 두 팀 모두 팬들 사이에서는 ‘또’라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이미 이미지는 바닥이다. 구단 차원에서의 교육과 강한 징계를 내린다고 엄포를 내려놓고서도 예방하지 못하고 있다. 구단의 인사 검증 시스템 자체가 허술하다는 의미다. 경각심을 느낄만한 사례도 충분하지 않다.

 

 KBO도 학습효과를 지워야 한다. 굵직한 사건 사고는 구단뿐 아니라 KBO에서도 추가 징계를 내린다. 하지만 그간 KBO가 공언했던 ‘엄벌’은 또 다른 사건 사고의 자양분이 됐다. 지향점으로 삼은 클린베이스볼과는 정반대로 향하고 있다. 구단들만큼이나 팬이 필요한 집단이 바로 KBO다. ‘위기설’을 넘어 야구팬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은 수치로도 드러나고 있다. 야구장 외적인 부분의 사건 사고는 리그 전체, 그리고 선수단에 대한 신뢰를 흔든다. KBO가 해야 할 일은 신뢰부터 되찾는 일이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사건 사고는 KBO리그의 현주소다. 사각지대의 존재를 알면서도 제대로 손을 대지 않는다. 모두가 야구의 부흥을 위해 노력하는 순간에도 누군가는 주먹을 휘두르고 있다. 작가의 상상력을 합친 ‘스토브리그’라는 드라마보다 더한 현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엄벌’의 탈을 쓴 솜방망이도 지겹다.

 

ymin@sportsworldi.com 사진=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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