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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위크엔드스토리] 고예림 "가장 예쁠 나이… 배구로 예뻐질래요"

입력 : 2018-10-26 06:40:00 수정 : 2018-10-26 13:4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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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권영준 기자] “25살이 가장 예쁠 나이라는데… 배구로 예뻐질래요.”

 

마음속에 천사와 악마가 있다고 한다. 둘은 언제나 싸운단다. 천사가 “음~ 이 정도면 괜찮은 외모야. 그래, 넌 예뻐”라고 외치자, 악마가 등장해 “배구나 열심히 해”라고 찬물을 끼얹는다. 팀 훈련이 끝난 후에도 마찬가지. 천사는 “운동을 하루 건너뛰면 내일 더 힘들어. 운동하러 가자”고 되뇌인다. 그러자 어김없이 악마가 나타나 “딱 오늘 하루만 쉬자”고 한다. 이 4차원적이면서도 진솔함이 묻어있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밀가루 공주’ 고예림(24)이다.

 

2013~2014시즌 신인드래프트 2순위로 프로 무대를 밟으며 혜성처럼 등장한 고예림은 얼짱 스타로 주목받았다. 하얗고 곱상한 외모 덕분에 올스타전 애칭도 밀가루 공주였다. 데뷔 첫 시즌에 주전급 활약을 펼치며 신인왕까지 거머쥐었고, 프로 2년 차를 제외하곤 6시즌 동안 쭉 커리어하이를 찍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전경기에 출전하면서 개인 통산 최다인 시즌 290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IBK기업은행 이적 직후라 의미가 더 컸다. 이번 시즌도 출발이 좋다. 외모뿐만 아니라 실력까지 성큼성큼 성장하고 있는 고예림을 스포츠월드가 만났다.

 

▲”가장 예쁠 나이 25살, 배구로 예뻐질래요”

 

고예림은 ‘단순왕’이다. ‘한창 놀고 싶은 나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한치에 망설임 없이 “네 놀고 싶어요”라고 답한다. ‘연애는 하고 있나’라는 질문에도 ‘연애하고 싶죠’라고 깔깔 웃는다. 보통 대부분 선수는 이와 같은 질문에 ‘배구가 우선입니다’라는 모범 답안을 내놓게 마련이다. 그러나 고예림은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놀기도, 연애도, 배구도 다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예림은 “사실 노는 것, 연애와 배구는 별개다. 나도 배구를 더 잘하고 싶고, 더 좋은 선수가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놀고 싶은 마음을 숨기고 싶진 않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이어 “성격이 단순해서 그런지 확실히 구분한다. 놀 땐 놀고, 연애할 때는 연애를 한다. 그리고 배구할 때는 배구에 집중한다. 놀고 연애하는 것 때문에 배구에 영향을 받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고예림은 “사람들이 25살이면 가장 예쁠 나이라고 하더라. 나도 한국 나이로 25살이다”라고 웃더니 “나도 가장 예뻐지길 기다리고 있다. 배구로도 가장 예뻐지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언니 연습’

 

고예림은 벌써 프로 6년 차이다. 아직도 막내 같지만, 어느덧 팀 ‘중참’이 됐다. 그래서일까.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성숙함이 느껴졌다. 그 뒤엔 남다른 노력이 숨어 있었다.

 

첫 번째가 바로 ‘언니 연습’이다. 고예림은 “남지연 코치님께서 팀에 합류하시면서 가장 먼저 말씀하신 것이 ‘언니 연습’이었다”고 털어놨다. 언니 연습이 도대체 무엇일까. 고예림은 “나도 이제 마냥 어린 막내가 아니다. 팀 후배도 많아졌다. 선배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해야하고,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연습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지금이 가장 적기다. 언니들이 대표팀 차출로 빠져 있었던 컵대회에서 후배들과 교감하려고 노력했다. 이제는 막내가 아니다. 언니들과 동생들 사이에서 매개체 역할을 잘하고 싶다”고 전했다.

 

목표 설정도 마찬가지다. 고예림은 “어렸을 때는 막연한 꿈을 꿨다.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든지,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잡았다”면서도 “이제는 다르다. 가령 오늘 틀어 때리는 연습을 하면, 내일은 밀어치는 연습을 하자는 식으로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목표를 세운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 목표도 그렇다. 고예림은 “지난 시즌은 이적 후 적응하는 시간에 집중했다. 이제는 이적 2년 차이다. 핑계가 없다. 더 좋은 플레이를 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기록은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격에서 더 책임감 있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 득점을 더 내줘야 팀이 탄력을 받는다. 내가 더 좋은 공격을 하려면 그만큼 좋은 서브리시브를 해서 세터를 편안하게 해줘야 한다. 비시즌 체력과 리시브 훈련에 많은 시간은 할애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고예림은 비시즌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의 지도 아래 맹훈련을 했다. 이정철 감독 역시 이번 시즌 키워드로 고예림을 찍었다. 어나이와 고예림, 그리고 김희진이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팀도 탄력을 받는다.

 

▲마음에 새긴 부모님

 

고예림이 팔 안쪽에 레터링 문신을 새겼다. 주사가 무서워 성형수술도 못 한다는 고예림은 “어떤 용기가 생겨서 문신을 새겼는지 나도 모르겠다. 갑자기 문신이 하고 싶어서 그냥 했다”고 전했다. 문신의 대가는 ‘등짝 스매싱’이었다. 고예림은 “문신을 하고 나타났더니 엄마가 화를 내시면서 ‘여자가 어디 몸에 문신을 새기냐’고 하시면서 등을 때리시더라”면서 “하지만 뜻을 알려드렸더니 화는 멈추시더라”고 웃었다.

뜻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부모님과 관련된 문구다. ’나의 부모님은 나를 살아가게 하는 심장이다(My parents is the heart that keeps me alive)’라는 뜻”이라며 “친오빠에게 똑같이 문신하자고 했더니 싫다더라. 무서워서 그런 것 같다”고 깔깔 웃었다.

 

고예림은 “내가 여기까지 달려올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부모님 덕분이다. 우리 가족은 정말 화목하고 친구처럼 지낸다. 감사한 마음을 새기고 싶었다. 내가 배구를 더 잘하고 싶어 하는 마음도 부모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young0708@sportsworldi.com / 사진=권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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