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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현장] ‘비누 조각가’ 신미경, 10년의 실험 끝에 ‘거석’으로…“새로운 재료로 나를 발견”

입력 : 2026-10-15 13:54:24 수정 : 2026-10-15 15: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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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마포구 AOD 뮤지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미경 작가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다림문화재단
15일 서울 마포구 AOD 뮤지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미경 작가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다림문화재단

 

비누로 고전 조각과 역사적 유물을 재현하며 세계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온 신미경 작가가 이번에는 도자로 빚어낸 ‘거석’을 선보인다. 10여 년간 새로운 재료를 연구하며 확장해 온 작품 세계를 국내 관객에게 처음으로 공개한다.

 

15일 다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서울 마포구 AOD 뮤지엄에서는 신미경 개인전 ‘비커밍 스톤: 프롬 더 리메인즈’(Becoming Stone: From the Remains) 개최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신 작가는 일상적인 소재인 비누로 서양 고전 조각과 역사적 유물을 재현하는 작업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같은 작업을 통해 물질성과 시간성, 문화적 가치의 불안정성을 탐구해 왔다. 런던 사치 갤러리와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미술기관에서 작품을 선보이며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15일 서울 마포구 AOD 뮤지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미경 작가가 직접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다림문화재단
15일 서울 마포구 AOD 뮤지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미경 작가가 직접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다림문화재단

 

AOD 뮤지엄 지하 1층에 거석 시리즈를 비롯한 총 2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의 중심은 약 10년에 걸쳐 발전시켜 온 ‘거석’(Megalith) 시리즈다. 오래된 유물이나 광물 덩어리처럼 보이는 도자 조각들을 쌓아 거대한 암석 구조물로 완성한 작품이다. 흙을 재료로 삼으면서도 고고학적 유물과 현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이 특징이다.

 

2019년 네덜란드에서 처음 제작해 2021년 네덜란드 프린세스호프 국립도자박물관에서 소개한 주요 작품과 올해 제작된 신작 ‘언노운 페인팅 시리즈’(Unknown Painting Series) 등을 함께 구성해 지난 10년간 이어진 작업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해외에서 먼저 공개된 거석 시리즈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대규모로 선보이는 자리다. 

 

신 작가는 “이번 전시는 굉장히 오랫동안 준비해 온 전시”라며 “그동안 연구하고 제작해 온 작업들을 총망라해 선보인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중요하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업의 출발점은 가마 속에서 우연히 발견한 도자 파편이었다. 제작 과정에서 생겨난 파편을 새로운 조각의 재료로 활용하면서 사물의 생성과 소멸, 시간의 흔적에 대한 탐구로 발전시켰다. 과거의 유물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 만들어진 작품이 어떻게 오랜 시간을 간직한 사물처럼 인식되는지를 질문한다.

 

신미경 작가 개인전이 열리는 AOD 뮤지엄 전시 전경. 사진=다림문화재단
신미경 작가 개인전이 열리는 AOD 뮤지엄 전시 전경. 사진=다림문화재단

 

신 작가는 새로운 재료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 대해 “10년 전부터 재료를 여러 측면에서 다양화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며 “그래야 제가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정확하게 알릴 수 있고, 제 자신도 발견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약 11년 전 유리와 도자 분야의 석사 과정을 시작하면서 전혀 다른 재료를 다루기 시작했다”며 “비누 조각을 완성하기 위해서도 여러 재료를 사용하지만, 비누 이외의 재료가 완성된 작품으로 나오는 경우는 오랫동안 없었다”고 설명했다.

 

새 작업을 공개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했던 이유도 밝혔다. 신 작가는 “서툰 작업이 나오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작할 때부터 10년 정도는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동안 다른 작업을 연구하고 제작하는 데 시간을 들였다”고 말했다.

 

신 작가는 전시가 본인에게 갖는 의미도 강조했다. 그는 “작가에게 전시는 다른 사람들에게 작업을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그간 연구한 것을 펼쳐놓고 스스로 바라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그것을 보면서 앞으로 어디로 더 나아갈 수 있을지 알게 되는 것도 전시의 기능”이라고 말했다.

AOD 뮤지엄은 다림바이오텍의 문화예술 후원 사업의 일환으로 2019년 개관한 문화예술 공간이다. 박하영 다림문화재단 이사장은 “해외에서 작업한 작품과 최근 신작을 함께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작가의 작품 세계를 더 넓게 이해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AOD 뮤지엄에서 작품을 전시하게 돼 기쁘고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16일부터 내년 2월28일까지 열린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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