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구째에도 전광판에는 시속 154㎞가 찍혔다. 시작은 다소 흔들렸지만 끝까지 힘은 떨어지지 않았다. 프로야구 두산의 에이스 곽빈이 벼랑 끝 승부에서 6이닝을 책임졌고, 잠잠하던 타선도 뒤늦게 그의 역투에 조금씩 응답하기 시작했다.
곽빈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서 열린 LG와의 2026 신한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WC) 결정전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총 102구를 던진 뒤 7회 말 타카다 타쿠토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첫 단추는 꼬였다. 1회 선두 홍창기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뒤 1사 1루에서 오스틴 딘에게 128.3㎞ 커브를 공략당했고, 비거리 120m의 좌월 투런포를 허용했다.
분기점은 2회였다. 구본혁의 2루타와 박동원의 볼넷, 안재석의 실책이 겹쳐 무사 만루에 몰렸다. 추가 실점이면 흐름이 LG 쪽으로 크게 기울 수 있었다. 곽빈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홍창기와 박해민, 오스틴을 연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것. 무사 만루가 삼진 3개와 함께 사라진 순간이다.
이후엔 줄곧 에이스다운 투구였다. 3회부터 6회까지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5회에는 박해민과 오스틴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6회에도 송찬의와 박동원을 삼진 처리했다.
이날 곽빈은 최고 159㎞까지 마크한 직구(56개)를 토대로 슬라이더(18개), 커브(12개), 체인지업(10개), 커터(6개) 등을 던졌다. 특히 경기 중반부턴 강력한 구위를 마음껏 뽐내며 장내를 탄식과 환호로 두루 채우기도 했다.
문제는 화력 지원이었다. 곰 군단은 이날 6회까지 상대 선발투수 카를로스 카라스코에게 무득점으로 꽁꽁 묶였다. 설상가상 수비 실책까지 나오면서 곽빈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곽빈이 102개의 공으로 벌어준 시간. 두산의 방망이도 뒤늦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침묵은 7회 깨졌다. 선두타자 유니오 세베리노가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양의지가 우익선상 2루타를 터뜨려 무사 2, 3루를 만들었다.
두산은 카라스코를 마운드서 끌어내렸다. 이 가운데 양의지는 주루 과정서 오른쪽 무릎에 불편함을 느껴 류승민과 교체됐다.
LG가 왼손 투수 존 케네디를 투입하자 두산도 승부수를 던졌다. 1사 만루에서 정수빈 대신 우타 거포 양석환을 대타로 냈다. 왼손 사이드암 유형인 케네디는 좌타에 강하고, 우타에 취약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실제로도 주효한 결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상대 팀에서 호수비가 나왔다. 양석환이 친 타구는 중앙 담장 쪽으로 멀리 뻗었지만 LG 중견수 박해민이 달려가 잡아냈다.
대신 3루 주자 세베리노가 홈을 밟아 두산은 한 점 차로 따라붙었다. 2사 뒤에는 류승민과 강승호가 이중 도루까지 성공하며 압박을 이어갔지만, 끝내 동점을 만들지 못한 채 이닝 교대했다.
한편 두산은 7회 초 종료 기준 LG를 1-2로 추격하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