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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들쥐’ 반전의 키…박윤호 “천천히 오래오래 연기하고 싶어요"

입력 : 2026-10-03 07:00:00 수정 : 2026-10-03 10: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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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윤호. 이닛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박윤호. 이닛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터디그룹’, ‘미지의 세계’, ‘트리거’ 등 지난 2년 동안 출연한 작품마다 흥행 반열에 올랐다. 운도 실력이라지만, 이쯤 되면 실력이 만든 흥행이 아닐까. 배우 박윤호가 이번엔 류준열의 두 얼굴을 뒷받침한 당돌한 신예로 다시금 주목받았다. 

 

지난 8월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는 의문의 존재 ‘들쥐’에게 이름과 얼굴,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소설가 문재와 잃어버린 돈을 회수하려는 사채업자 노자, 그리고 형사 순용이 들쥐의 정체를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추적 스릴러다. 우리나라의 전통 설화 ‘손톱 먹은 쥐’ 이야기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로, 공개 2주 만에 글로벌 비영어 쇼 부문 1위에 오른 데 이어 45개 국가에서 넷플릭스 TOP 10에 오르며 흥행을 이끌고 있다.

 

배우 박윤호. 이닛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박윤호. 이닛엔터테인먼트 제공

◆‘들쥐’ 키플레이어 

 

박윤호가 맡은 서유민은 베일에 싸인 인물이었다. 제문재의 과거에 얽혀 결국 모두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들쥐’의 키플레이어였다. 박윤호는 복수심이라는 감정이 인간을 어디까지 몰아붙일 수 있는지 그 미묘하면서도 섬세한 감정을 풀어냈다. 베테랑 류준열과 호흡하면 밀리지 않는 연기력으로 ‘들쥐’의 후반부를 담당했다. 그는 “전작 이후 거의 반년 만에 새 작품으로 찾아왔다. 생각보다 많은 관심과 좋은 반응을 보내주셔서 앞으로의 촬영도 열심히 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20대 초반의 박윤호는 함께 호흡한 류준열(제문재 역), 설경구(노자 역)의 작품을 보며 자랐다. 수차례 오디션을 거쳐 서유민 역에 낙점됐지만, 처음엔 이렇게 큰 역할을 하게 될 거란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 “대본이 나왔는데 분량이 많다는 연락을 받았다. 수업을 듣다 나와서 그 자리에서 대본을 전부 읽었던 기억이 난다. 같이 있던 친구에게 ‘걱정돼 미치겠다’고 털어놓았었다”고 떠올렸다. 

 

극 중 서유민은 제문재에게 복수하기 위해 성형을 감행한다. 자신의 삶을 앗아간 제문재와 이름도 얼굴도 똑같이 꾸며 조금씩 그의 삶을 잠식한다. 처음 대본을 보고 가장 먼저 느낀 건 인물의 오묘한 매력이다. 자세히 묘사되진 않았지만, 착한지도 나쁜지도 알 수 없고 의도를 알 수 없는 오묘한 말들을 내뱉었다. 시청자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었다. 유민을 이기적인 인물로만 바라봤다면, 과거의 서사가 차츰 풀려가면서 혼돈이 생겼다. 

 

박윤호는 “분명 문재와 갈등이 있어 보이는데 명확히 드러나진 않고, 계속 애매한 분위기 그려져 있는 대본이었다. 그래서 호기심이 더 많이 갔다”고 말했다. 대본에 집중해 서유민을 표현하고자 했다. 지문에 자세히 나와 있는 행동 묘사를 살려 시선부터 표정 하나하나까지 맞춰나갔다.

 

피해자처럼 그려졌던 제문재가 사실은 가해자였다. 서유민과 민영(송수이)의 관계를 질투하고 서유민의 글을 훔쳐 소설가로 성공했다. 유민의 인생을 빼앗은 그가 결국 뿌린 대로 거둔 셈이다. 

 

교복을 벗고 성인역으로 찍은 첫 작품이다. 꼬인 기억 속 서유민, 그리고 억울한 과거를 떠안은 서유민 모두 대본이 설명해주고 있었다. 그는 “억지로 나쁜 사람인 것처럼 보일 필요는 없었다. 내레이션으로 설명되는 부분도 많았고, 외적인 설명도 잘 되어 있었다. 너무 많은 의도를 담으려 하면 되레 과해질 거란 생각에 대본에 나와 있는 대로 전달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헤어스타일 하나도 수차례 시도 끝에 탄생했다. 볶아도 보고, 내려도 봤지만, 결국 2대8 가르마를 고수하는 문학 소년의 이미지를 냈다. 귀에는 들쥐와 유민의 귓바퀴 모양이 비슷하도록 특수분장을 거쳤다. 눈에도 점이 있는 렌즈를 착용하기도 했다. 숨은 디테일이 살아 숨 쉬는 작품이었다. 

 

배우 박윤호. 이닛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박윤호. 이닛엔터테인먼트 제공

◆인물이 곧 반전…박윤호의 명장면

 

특히 민영을 사이에 두고 두 남자가 함께 떠난 바닷가 신을 빼놓을 수가 없다. 어둡고 칙칙하던 분위기는 더욱 묘하게 흘러갔다. 제문재의 눈에 비친 유민과 민영의 모습은 청춘 그 자체였다. 대본상에는 상의 탈의 신이었지만 결국 나시를 입고 촬영하게 됐다고.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운동을 열심히 하며 준비하고 나름대로 긴장도 됐는데, 제주도를 다녀온 후엔 운동을 멈췄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런가 하면 유민은 차갑게 잠들어 버린 민영을 곁에 두고 미친 듯 제문재의 원고를 읽는다. 대본상에서는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지만 실제로 촬영하다 보니 유민의 충격이 크게 와 닿았다. “정상적이진 않은 그림이었다. 죽은 사람 옆에서 글을 읽는 걸 보니 이성을 놓아버린 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만큼 유민이 전부를 빼앗겼다는 것, 더는 잃을 게 없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해석했다.

 

가장 열심히 준비한 신은 유민의 서사가 모조리 밝혀지는 엔딩신이다. 5분이 넘는 독백을 혼자 짊어지고 감정을 쏟아내야 했다. 감정을 잡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그간 유민이 겪은 일들을 복기시켜준 제작진과 선배 배우들의 배려 속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그간의 분노와 설움을 폭발시키는 유민과 문재의 대면신도 인상적이었다. 복수만을 꿈꾸며 달려온 유민이 통탄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감정에 깊이를 더해줬다. 눈물 연기를 하며 이전보다는 수월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그는 “‘트리거’의 경험이 많은 도움을 줬다. 결국 찾은 해답은 울려고 하면 더 울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황에 집중해 길을 잡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상황이라도 몰입할 수 있는 상황을 찾아 극한의 상상을 더 하는 편이다. 

 

그간의 경험을 녹여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들쥐’ 촬영을 마치고 나니 뿌듯함과 성취감, 그리고 후련함이 동시에 몰려왔다. 그간 일부 에피소드를 채우는 조연으로 출연했다면, 주인공의 아역으로, 학원물의 주연진 중 한명으로, 그리고 이젠 흐름을 끌고 가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굵직한 작품 속에서 좋은 선배들을 만나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는 행운도 따라왔다. 그는 “생각도 더 많아지고 대본을 더 꼼꼼히 보려 한다. 이전과는 (작품을 대하는) 느낌이 많이 달라졌다”며 “이젠 내 몫만 잘하기보다 더 큰 그림을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중간에서 작품을 잘 끌어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배우 박윤호. 이닛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박윤호. 이닛엔터테인먼트 제공

◆반박 불가 최고의 라이징 스타

 

2023년 U+모바일tv 오리지널 ‘밤이 되었습니다’로 데뷔해 tvN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티빙 ‘스터디그룹’ 등에 출연했다. ‘스터디그룹’의 반항아 현우에서 ‘미지의 서울’ 어린 호수를 만나 이미지의 변신에 성공하며 폭넓은 캐릭터 소화력을 펼쳤다. 이후에도 넷플릭스 ‘트리거’, tvN ‘프로보노’ 등 연이어 출연작들이 공개됐다. 데뷔 2년 만에 굵직한 배역을 따내며 누구보다 ‘라이징 스타’ 수식어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화려한 필모그라피 덕에 인지도를 높였다. 아직 배우 박윤호를 알지 못하는 대중을 위해 가장 먼저 봐줬으면 하는 추천작을 묻자 그는 “엄마가 좋은지 아빠가 좋은지 묻는 것 같다”며 고민에 빠졌다. 긴 고민 끝내 내놓은 답변은 ‘스터디그룹’이었다. 그는 “많은 분이 내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그 덕에 좋은 평가를 들을 수 있었던 작품이다. 처음으로 세상이 나라는 배우가 있다는 걸 알려준 작품인 것 같아 ‘스터디그룹’을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기작은 티빙 오리지널 ‘대리수능’이다. 작품은 유명 자사고의 전교 1등 저소득층 특별 장학생이 자신의 약점을 쥔 협박범의 대리수능을 보며 벌어지는 조작 범죄 스릴러. 박윤호는 친구 강건태(차강윤)가 자부심이자 우상인 주희동 역을 맡아 반전을 그릴 예정이다. 촬영해 둔 작품들이 순차적으로 공개되며 대중의 눈에 익숙한 배우가 되어가고 있다. 박윤호는 “촬영하면서는 팬분들의 반응을 잘 모르니까, 작품 나올 때가 제일 좋다”며 활짝 웃었다.  

 

막연히 ‘연기 하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배우를 시작했다면, 지난 2년간 보고 느낀 점들은 배우 박윤호를 한층 성장시켰다.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달려가는 많은 사람의 노력이 깃든 현장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장의 분위기에서 오는 에너지가 크다. 식구처럼 다 같이 으쌰으쌰 하며 작업하면서 받는 에너지가 좋다”며 “그래서 촬영을 하지 않을 때도 현장이 생각난다. 함께 나눈 소소한 순간들이 떠오르고 그 추억으로 다음 촬영을 이어갈 원동력을 얻는다”고 말했다. 

 

항상 눈에 진심을 담아 연기한다. 시청자에게도 그 마음이 전해질 거란 믿음을 가진다. 박윤호는 “다양한 역할을 경험했다는 게 나의 무기다. 필모그래피에 뿌듯함이 있다”며 “천천히 오래오래, 그리고 차근차근 연기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 내가 상상한 모습보다 빠른 성과를 얻어가고 있다. 변하지 않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연기하고 싶다”고 바랐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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