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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공포 영화 보면 심장이 ‘쿵’… 반복되는 두근거림, 단순 긴장?

입력 : 2026-10-02 02:41:33 수정 : 2026-10-02 02: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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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트 이블’ 시리즈가 5년 만에 극장가로 돌아왔다. 신작 ‘레지던트 이블: 0번째 밤’은 기존 영화 시리즈의 흐름을 새롭게 재구성한 리부트 작품이다.

 

액션보다 원작 게임 특유의 서바이벌 호러와 공포에 무게를 뒀다. 개봉 후 반응도 긍정적이다. 개봉 첫날 국내 2만1924명의 관객이 몰렸으며, CGV 골든에그지수 92%를 기록하는 등 관객 평가에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영화는 의료 택배기사 브라이언(오스틴 에이브람스)이 병원에 이식용 장기를 전달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배송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찰나, 병원 의료진 중 한 명이 브라이언에게 긴급 배송을 의뢰한다.

 

중요 물품을 라쿤 시티 종합병원까지 곧바로 옮겨달라는 주문이었다. 목적지는 폭설을 뚫고 수 시간 동안 이동해야 하는 장소였지만, 보수를 두 배로 지급하겠다는 제안에 의뢰를 수락한다.

 

눈발을 헤치며 이동하던 중 브라이언은 정체불명의 누군가와 마주치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 차 앞으로 뛰어든 이를 치게 된다. 죽은 줄 알았던 것도 잠시, 예상치 못한 순간 정체불명의 인물이 그를 덮친다. 가까스로 위기를 벗어났지만, 통신마저 끊기면서 그는 외딴 도로 한복판에 고립되고 만다. 도움을 청할 곳도, 상황을 설명할 상대도 없는 가운데 평범했던 배송 업무는 어느새 목숨을 건 생존 사투로 뒤바뀐다.

 

이번 작품은 ‘레지던트 이블’ 특유의 공포를 관객 바로 앞까지 끌어당겼다. 어둠 속에서 무언가 튀어나올 듯한 순간마다 숨을 죽였고, 예상치 못한 장면에서는 몇 차례 몸을 움찔하기도 했다.

 

특히 좀비가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어두운 공간을 1인칭 시점으로 구현한 장면들은 마치 직접 그곳을 헤매는 듯한 긴장감을 더했다. 

공포영화를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심장이 빠르게 뛰고 호흡이 가빠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영화 속 상황이 실제 위협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우리 몸은 마치 위험에 처한 것처럼 반응한다.

 

공포 자극이 뇌에 전달되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된다. 이때 심박수와 호흡이 빨라지고, 땀이나 근육 긴장과 같은 신체 변화가 나타난다. 갑작스러운 장면에 몸을 움찔하거나 긴장하는 것도 이 같은 생리적 반응의 일부다.

 

 영화 속 공포처럼 일시적인 자극에 따른 신체 반응은 상황이 끝나면 대개 자연스럽게 가라앉는다. 하지만 불안이나 긴장이 지나치게 커지거나 오래 지속되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위험이 없는 상황에서도 몸이 계속 경계 상태를 유지하면서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숨이 가빠지는 등 공포를 느낄 때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갑작스럽게 반복되고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준다면 공황장애 등 불안장애와 관련된 상태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놀람이나 불안과 함께 나타나는 증상을 ‘경계(驚悸)’와 ‘정충(怔忡)’ 등의 범주로 분류한다. 갑작스러운 자극에 놀라 가슴이 뛰고 불안해지는 증상을 ‘경계’, 뚜렷한 자극이 없는데도 두근거림과 불안이 지속되는 증상을 ‘정충’으로 구분해 살핀다.

 

치료 시에는 증상의 양상과 체질, 수면이나 소화 상태 등 전반적인 몸 상태를 종합해 한약이나 침 치료 등을 활용한다.

 

 특히 해당 증상 발현 시 활용되는 대표적인 한약은 ‘우황청심원’이다. 우황청심원은 우황·사향·인삼 등을 비롯한 총 21종 한약재로 구성된 처방이다. 예로부터 정신적 긴장이나 불안과 함께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에 활용돼 왔다.

 

고서인 ‘동의보감’에도 심기가 부족해 정신과 마음이 안정되지 못한 경우 등에 쓰는 처방이라고 기록돼 있다.

 

우황청심원의 뇌 신경 보호 효과를 살펴본 연구도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연구팀은 허혈성 뇌 손상 환경을 유도한 쥐 대뇌피질 신경세포에 우황청심원을 처리해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신경세포의 사멸이 감소하고 생존율이 높아졌으며, 신경세포 보호와 재생에 관여하는 VEGF-VEGFR과 IGF-1R 관련 신호도 활성화됐다. 해당 연구는 SCI(E)급 국제학술지 ‘항산화(Antioxidants)’에 게재됐다.

 

영화 속 공포는 스크린이 꺼지면 끝나지만, 현실의 긴장과 불안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두근거림이나 불안이 반복돼 일상에 영향을 준다면 단순히 예민해서 그렇다고 넘기지 말고 몸과 마음의 상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레지던트 이블: 0번째 밤’의 짜릿한 공포는 극장에서 즐기되, 엔딩 크레딧이 오른 뒤에도 긴장과 두근거림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면 몸과 마음의 상태를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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