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회전근개 파열 진단을 받는 환자가 적지 않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감싸는 4개의 힘줄로, 팔을 들어 올리고 돌리는 움직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파열 범위가 크지 않다면 약물치료와 주사치료, 재활운동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파열 범위가 넓고 통증이나 기능 저하가 지속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주의해야 하는 것이 광범위 회전근개 파열이다. 여러 힘줄이 크게 손상된 광범위 파열은 작은 크기의 파열과 달리 수술 후 다시 힘줄이 끊어지는 재파열 위험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수원S서울병원 김경훈 원장 (정형외과 전문의)은 “광범위 회전근개 파열은 찢어진 범위가 넓다는 것뿐 아니라 힘줄이 원래 부착 부위에서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는 퇴축과 근육 위축, 지방변성이 동반된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수술을 결정할 때도 파열 크기만 확인하기보다 남아 있는 힘줄의 상태와 봉합 가능성을 함께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광범위 파열, 왜 다시 끊어질까
회전근개 봉합술은 찢어진 힘줄을 원래 붙어 있던 뼈에 다시 고정해 회복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오랜 기간 방치된 광범위 파열이다.
힘줄은 끊어진 뒤 시간이 지나면서 안쪽으로 당겨져 들어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근육이 위축되고 지방조직이 근육을 대신하는 지방변성이 진행되기도 한다. 이렇게 변한 힘줄을 다시 원래 위치까지 끌어와 봉합하면 봉합 부위에 상당한 장력이 발생할 수 있다.
김경훈 원장에 따르면 파열 크기와 힘줄 퇴축 정도, 근육의 지방변성이 회전근개 봉합술 후 재파열과 관련된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그는 “광범위 파열에서는 힘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원래 위치까지 무리 없이 이동하는지, 조직의 질이 봉합을 견딜 정도인지가 중요하다”며 “힘줄을 무리하게 당겨 봉합할 경우 수술 자체는 가능하더라도 이후 치유 과정에서 다시 파열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도 찢어진 면적만 보는 것은 아니다. 힘줄의 퇴축 정도와 근육 위축·지방변성, 관절 연골 상태 등을 함께 살펴 수술 후 회복 가능성을 판단한다.
◆재파열됐다고 똑같이 다시 봉합하는 건 아냐
회전근개 봉합술 후 재파열이 발견됐다고 해서 모든 환자가 다시 같은 봉합술을 받는 것도 아니다.
재파열 범위가 크지 않고 남아 있는 힘줄 상태가 양호하다면 재봉합을 고려할 수 있다. 반대로 힘줄이 크게 퇴축됐거나 조직 상태가 좋지 않아 원래 위치로 복원하기 어렵다면 다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최근 광범위 회전근개 파열 치료에서는 가능한 힘줄을 부분적으로 복원하는 부분봉합술을 비롯해 이식편 등을 이용해 봉합 부위를 보강하는 방법, 상부관절낭재건술, 건 이전술 등 다양한 관절 보존 치료가 활용된다.
이미 회전근개 기능이 크게 떨어진 데다 관절염까지 상당히 진행된 환자에서는 역행성 인공관절 치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김경훈 원장은 “재파열이 발생했다고 무조건 같은 방법으로 힘줄을 다시 꿰매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남아 있는 회전근개의 상태와 관절염 여부, 팔을 들어 올리는 기능 등을 다시 평가해야 한다”며 “상대적으로 젊고 활동량이 많은 환자라면 관절을 보존하는 치료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수 있고, 고령이면서 관절 손상까지 심한 경우에는 치료 목표와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회전근개 파열이 있어도 초기에는 팔을 움직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남아 있는 다른 힘줄과 주변 근육이 손상된 기능을 어느 정도 보완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통증을 참고 지내거나 단순한 오십견으로 생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하지만 파열이 진행되면서 힘줄 퇴축과 근육 위축, 지방변성이 심해지면 이후 치료 선택지가 제한될 수 있다. 특히 팔을 올릴 때 반복적으로 통증이 발생하거나 밤에 어깨 통증 때문에 잠에서 깨는 경우, 팔에 힘이 빠지고 이전보다 높은 곳의 물건을 들기 어려워졌다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김경훈 원장은 “회전근개가 파열됐다고 모두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광범위 파열은 시간이 지나면서 힘줄과 근육의 상태가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 못지않게 현재 파열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봉합했을 때 충분히 회복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평가해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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