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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NOW] 앞·뒤 모두 ‘S’…더 영리하고 젊어진 벤츠 끝판왕

입력 : 2026-08-24 07:00:00 수정 : 2026-08-23 17: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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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변경이라는 표현만으로는 변화의 폭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새롭게 선보인 S클래스는 약 2700개 부품을 새로 개발하거나 재설계했다. 전체 차량의 50% 이상에 손을 댔다. 범퍼와 램프를 바꾸고 편의사양 몇 가지를 추가하는 통상적인 부분변경의 범위를 넘어선다.

 

그중 S 500 4MATIC 롱휠베이스의 운전대를 잡았다. 시승은 강원 영월군 남면 더한옥헤리티지에서 횡성군 둔내면 산일리오까지 약 70km, 편도 1시간 20분가량 이어졌다.

 

코스도 좋았다. 영월과 둔내의 산과 강이 어우러진 빼어난 풍경을 배경으로 굽이진 길과 탁 트인 도로가 번갈아 나타났다. 긴 차체의 움직임과 승차감, 정숙성, 가속 성능을 두루 확인하기 좋은 환경이다.

 

직접 운전한 뒤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겨보니 이번 S클래스의 방향은 더욱 선명했다. 쇼퍼 드리븐의 상징이라는 전통을 지키면서도 차주가 직접 운전하고 싶은 플래그십으로 변했다. 그리고 그 변화는 꽤 탁월했다.

 

 

첫인상부터 변화가 크다. 그야말로 별잔치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기존보다 약 20% 커졌고 내부에는 입체적인 크롬 스타 패턴을 넣었다. 그릴에도 조명이 들어간다. 보닛 위 삼각별 역시 S클래스 최초로 조명 기능을 적용할 수 있다.

 

차세대 DIGITAL LIGHT에는 트윈 스타 그래픽을 넣었다. 마이크로 LED 기술을 활용하면서 고해상도 조명 영역은 기존보다 약 40% 확대됐고 ULTRA RANGE 하이빔은 조건이 갖춰지면 최대 600m 앞까지 비춘다. 후면 램프에도 세 개의 별을 넣었다. 삼각별을 전면에 내세운 디자인은 화려하지만 실제로 보면 과하다기보다 존재감을 키웠다는 인상이 강하다.

 

 

◆디지털 변화의 중심은 MB.OS

 

실내에서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핵심은 메르세데스-벤츠 자체 운영체제 MB.OS다. 인포테인먼트와 주행 보조, 차량 기능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고 클라우드를 통한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가능하도록 했다.

 

4세대 MBUX와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가상 비서도 적용했다. 단순한 음성명령을 넘어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대시보드에는 14.4인치 중앙 디스플레이와 12.3인치 동승석 디스플레이를 하나의 유리 패널 아래 구성한 MBUX 슈퍼스크린이 자리한다. 운전자 앞에는 별도의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놓인다.

 

화면이 많아졌지만 중요한 것은 사용 경험이다. 운전자와 동승자가 필요한 정보를 분리하고, 동승석 화면에는 운전자의 시선을 방해하지 않도록 프라이버시 기능도 적용했다. S클래스의 고급스러움을 구성하는 요소에 가죽과 우드, 금속뿐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본격적으로 포함된 셈이다.

 

 

◆S 500 4MATIC, 힘을 과시하지 않는 여유

 

S 500 4MATIC에는 개선된 M256 Evo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다. 최대토크는 600Nm이며 특정 가속 상황에서는 오버토크를 통해 순간적으로 최대 640Nm까지 끌어올린다. 17kW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ISG)와 48V 시스템도 힘을 보탠다.

 

실제 도로에서는 숫자보다 힘을 사용하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탁 트인 구간에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커다란 차체가 빠르게 속도를 높이지만 과정은 놀라울 정도로 차분하다. 원하는 만큼 속도를 붙이고 페달에서 힘을 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조용해진다. 힘은 충분하되 이를 증명하려 애쓰지 않는다. S클래스다운 가속이다.

 

 

◆직접 운전하고 싶은 S클래스

 

이번 모델에서 특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오너 드리븐의 완성도다. 5m가 훌쩍 넘는 롱휠베이스 모델이지만 운전을 시작하면 크기를 의외로 빨리 잊는다. 영월과 둔내를 잇는 굽이진 길에서도 스티어링 조작에 앞머리가 자연스럽게 반응하고 차체 뒤쪽도 매끄럽게 따라온다.

 

후륜 조향의 역할도 크다. 긴 휠베이스에서 오는 부담을 효과적으로 줄여 좁은 공간에서는 차를 다루기 쉽게 하고 속도가 붙으면 안정적인 차체 움직임을 돕는다.

 

 

탁 트인 도로에서는 속도를 높여도 차체가 좀처럼 흐트러지지 않는다. 노면 변화는 필요한 정보만 남기고 상당 부분 걸러낸다. 그렇다고 물렁하게 떠다니지도 않는다.

 

편안하면서 정확하고, 빠르면서 조용하다. 스포츠 세단처럼 코너마다 운전자를 자극하지는 않는다. S 500의 운전 재미는 오히려 거대한 플래그십 세단을 아무렇지 않게 다룰 수 있다는 데 있다. 차가 운전자를 긴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운전을 잘하는 사람처럼 만들어준다.

 

주행 보조 시스템도 자연스럽다. 10개의 외부 카메라와 5개의 레이더, 12개의 초음파 센서를 활용하고 MB.OS 기반 시스템이 이를 처리한다. MB.DRIVE ASSIST를 중심으로 디스트로닉과 조향·차선 변경 보조 등이 운전자의 부담을 덜어준다.

 

중요한 것은 센서의 숫자보다 개입 방식이다. 운전자와 자동차가 주도권을 놓고 다툰다는 느낌이 적다. 운전을 대신한다기보다 운전자가 계속 신경 써야 했던 작은 일들을 하나씩 덜어주는 쪽에 가깝다.

 

◆뒷좌석으로 옮겨 앉으면 역시 S클래스

 

운전석에서 충분히 만족한 뒤 뒷좌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평가 기준이 달라진다. 운전석에서 정교하다고 느꼈던 차체 움직임이 뒷좌석에서는 편안하다는 감각으로 바뀐다. 요철을 지날 때 충격을 한 번에 받아내고 빠르게 정돈한다. 실내 역시 조용하다. 엔진과 노면, 바람 소리가 속도를 높여도 대화를 크게 방해하지 않는다.

 

차창 밖으로 영월에 이어 둔내의 산세가 흘러간다. 운전석에서는 굽이진 길 하나하나가 차체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시승 코스였다면 뒷좌석에서는 같은 길이 하나의 풍경으로 바뀐다.

 

뒷좌석 디지털 경험도 강화했다. 퍼스트 클래스 리어 컴파트먼트에는 13.1인치 디스플레이 2개를 사용하는 MBUX 하이엔드 리어 시트 엔터테인먼트와 탈착식 MBUX 리모컨 등이 마련된다. 휴식은 물론 업무와 화상회의까지 고려했다.

 

운전석의 S클래스가 운전을 편하게 만드는 자동차라면 뒷좌석의 S클래스는 이동 자체를 편하게 만드는 자동차다. 평소에는 직접 운전하고 중요한 일정이나 장거리 이동에서는 뒷좌석으로 옮겨 앉는 게 가능하다. 오너 드리븐과 쇼퍼 드리븐이라는 상반된 요구를 한 자동차에서 이 정도로 만족시키는 모델은 흔치 않다.

 

◆그래도 예전의 묵직함은 그립다

 

칭찬할 부분이 대부분이지만 한 가지 아쉬움도 있다. 모든 것이 세련되고 영리해진 대신 과거 S클래스 특유의 웅장함과 묵직한 기계적 감각, 서 있기만 해도 느껴지던 중후한 위엄은 조금 옅어졌다.

 

완성도의 문제라기보다는 시대의 변화다. 과거에는 두꺼운 문을 닫는 순간부터 ‘큰 벤츠를 탄다’는 느낌을 줬다면 지금은 거대한 자동차의 크기와 무게를 운전자가 의식하지 않게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결국 기준은 다시 S클래스

 

이번 변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숫자는 출력이나 디스플레이 크기가 아니다. 50%와 2700개다. MB.OS와 4세대 MBUX로 자동차의 두뇌를 바꾸고 DIGITAL LIGHT와 MB.DRIVE를 발전시키면서 파워트레인과 승차감, 뒷좌석 경험까지 다시 다듬었다.

 

그 많은 변화가 향하는 곳은 의외로 단순하다. 사람을 더 편하게 만드는 것이다. 1886년 카를 벤츠가 자동차를 발명한 지 140년. 경쟁자는 많아졌고 플래그십 세단을 바라보는 기준도 달라졌다. 그럼에도 새로운 최고급 세단이 등장할 때면 여전히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된다.

 

“그래서 S클래스보다 나은가?”

 

영월에서 둔내까지 산과 강을 따라 약 70km를 직접 몰고 다시 뒷좌석에서 S클래스를 경험하고 나니, 적어도 당분간 그 질문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



김재원 기자 jkim@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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