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입봉작으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신입사원 강회장(JTBC)을 연출한 고혜진 감독은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판타지와 휴머니즘을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었다. 흥행 감독의 가능성을 입증한 그는 첫 성공이 가져다준 앞으로의 부담을 더 나은 연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마음이다.
최근 종영한 신입사원 강회장은 사업의 신으로 불리는 대기업 회장 강용호(손현주)가 사고 후 축구선수 황준현(이준영)의 몸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그룹을 차지하려는 자녀 강재경(전혜진), 강재성(진구)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독특한 설정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마지막 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시청률 13.6%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유종의 미를 거뒀다.
19일 고 감독은 “입봉작에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앞으로는 부담도 되겠지만 지금은 그저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흥행 비결로는 세대를 아우르는 재미를 꼽았다. 그는 “40대 시청자가 ‘70대 어머니와 사위, 10대 손주까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드라마였다’는 댓글을 남긴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또 요즘 시청자들이 먼치킨 물(압도적인 능력을 갖춘 주인공이 등장하는 서사)을 좋아하는 것 같다. 히어로물이 주는 통쾌함처럼 이준영 배우가 시원한 사이다 전개를 만들어낸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드라마의 중심에는 1인 2역으로 열연한 이준영이 있다. 그는 27세 청년의 몸에 갇힌 72세 회장의 연륜과 카리스마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극을 이끌었다.
고 감독은 이준영의 연기에 대해 “촬영이 진행될수록 점점 더 좋아졌다”고 칭찬했다. 그는 “손현주 선배의 웃음소리까지 표현할 줄은 몰랐다. 초반에 선배의 웃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는데 그걸 정말 잘 캐치했다”며 “손현주 선배가 왼쪽 눈을 사용하는 습관까지 조언해줬는데, 그런 디테일까지 스펀지처럼 흡수하더라. 배우로서의 흡수력이 정말 뛰어났다”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제대 후 복귀작도 함께하자고 이야기했는데 본인의 생각은 아직 모르겠다. 만약 함께하자고 한다면 언제든 다시 손잡을 생각이다. 지구 끝까지 갈 수 있는 파트너십이라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손현주와 전혜진, 진구 등 베테랑 배우들과의 작업 역시 고 감독에게는 큰 자산이었다. 특히 강용호 역을 맡은 손현주에 대해서는 캐릭터를 완성해가는 과정 자체가 인상적이었다고 돌아봤다.
고 감독은 “손현주 선배가 강회장을 어떻게 해석할지 정말 궁금했다. 작품마다 말투와 리듬을 새롭게 만드는 배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걱정과 달리 흔쾌히 출연해주셨고, 끝까지 즐겁게 작품을 이끌어주셨다”고 말했다.
악역으로 변신한 전혜진에 대한 만족감도 컸다. 고 감독은 “전혜진 선배는 지적이고 차가운 분위기를 갖고 있지만 정의로운 역할이 많았다. 그래서 오히려 악인을 맡기고 싶었는데 예상보다 훨씬 좋은 결과물이 나왔다”며 “촬영 후 제 생각보다 더 좋아서 큰 사랑에 빠져있다”고 고백했다.
배우들이 각자의 개성을 살려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완성하면서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의 균형감도 한층 살아났다. 신입사원 강회장은 재벌가 후계 구도를 둘러싼 권력 다툼을 중심으로 스릴러와 액션, 가족 드라마, 코미디를 유기적으로 엮으며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했다.
고 감독은 “장르를 계속 오가는 작품이라 처음에는 전환이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며 “하지만 시청자들이 예상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주셨다. 결국 속도감과 이야기의 힘이 있다면 장르 변화도 충분히 따라와 주신다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첫 작품의 성공에 따른 부담감은 크지만, 이를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다. 그는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은 분명 있다. 하지만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이런 부분을 시청자들이 좋아해 주시는구나’를 몸소 느낀 작품이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 PD로 살아가면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 하나는 갖게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앞으로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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