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이 계속된다.
파이어볼러 윤성빈(롯데)이 헤매고 있다. 좀처럼 모습을 보기 어렵다. 지난 13일 1군 엔트리서 말소됐다. 벌써 올 시즌 두 번째다. 지난 9일 콜업된 지 5일 만이다. 확실하게 보여준 게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객관적 수치가 좋지 않다. 4경기 3⅓이닝 동안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3.50을 기록한 것이 전부다. 피안타(4개)보다 볼넷(6개) 수가 많다. 이대로는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기약 없는 재충전의 시간, 과연 빠르게 돌아올 수 있을까.
윤성빈은 오랜 시간 롯데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2017년 1차 지명으로 입단했으나, 거듭되는 부상·부진 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2024시즌까지 21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마저도 2018시즌 18경기에 나선 것이 대부분이다. 그런 의미에서 2025시즌은 특별했다. 선발서 불펜으로 자리를 옮긴 뒤 비로소 웃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31경기에 나섰다. 당시 윤성빈은 “그간의 노력들이 조금이나마 보답 받은 것 같다. 무엇보다 나도 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올해는 준비부터 달랐다. 일찌감치 필승조의 일원으로 분류됐다. 보다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리란 기대치가 담겼다. 스스로 자신감도 있었다. 부지런히 구슬땀을 흘렸다. 아프지 않고 모처럼 1군 스프링캠프를 완주했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연습경기, 시범경기서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사령탑은 굳건한 믿음을 비췄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대한민국서 가장 좋은 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확신을 못하면 어떡하나. 자신감을 가지라”고 강조했다.
아쉽게도 아직 좋았을 때의 구위를 찾지 못하고 있다. 드러난 수치뿐 아니라 세부지표에서도 전체적으로 하락세다. 포심 평균 구속만 하더라도 지난해 155.0㎞에서 150.8㎞(이상 스탯티즈 기준)으로 4㎞가량 줄었다. 전체적으로 날리는 공이 많다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위치별 투구 분포도를 살펴보면 스트라이크존 밖으로 빠지는 공이 많다. 여기에 포크볼 위력까지 줄다 보니 상대를 압박하기 어렵다. 퓨처스(2군)에서도 두 자릿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이유다.
올해 롯데는 마운드 안정을 꾀하고 있다. 선발로테이션이 원활하게 돌아가면서, 불펜 쪽도 좋은 영향을 받고 있다. 최이준, 박정민 등 새 얼굴도 등장다. 예년보다 깊이와 넓이에서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시즌은 길다. 언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 투수, 특히 불펜 쪽은 다다익선이다. 최고 160㎞대 강속구를 가지고 있는 윤성빈이 필요한 이유다. 길었던 터널을 빠져나왔던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비상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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