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이 올해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으로서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면서도 공정한 심사를 하겠다는 마음을 밝혔다. 그는 세계 영화계가 특정 국가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감독은 12일(현지 시각)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열린 심사위원단 기자회견에 참석해 한국 영화의 약진과 심사 기준, 정치와 예술에 대한 견해 등을 밝혔다.
올해 칸 영화제에는 한국 영화 3편이 공식 초청됐다. 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경쟁 부문에, 연상호 감독의 ‘군체’는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정주리 감독의 ‘도라’는 감독주간에 이름을 올렸다.
박 감독은 “한국 영화가 세 편이나 초청된 것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심사 과정에서 한국 작품이라고 더 높은 점수를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영화의 국제적 위상에 대해 “한국 영화가 특별히 중심에 진입했다기보다, 세계 영화계 자체가 더 넓어지며 다양한 국가의 영화를 포용하게 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영화인이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신상옥 감독, 이창동 감독, 전도연, 송강호, 홍상수 감독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바 있다.
박 감독은 심사위원장 제안을 받고 잠시 고민했다고도 털어놨다. 그는 “2017년 심사위원 경험 당시 큰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이 있어 망설였다”며 “아내도 처음에는 가지 말자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칸 영화제에서 여러 차례 큰 상을 받은 만큼 이제는 돌려줄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박 감독은 그동안 칸 영화제에서 세 차례 수상했다. 2004년 영화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 2022년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그는 심사 기준에 대해 “영화를 볼 때는 편견 없이 순수한 관객의 입장에서 임할 것”이라며 “하지만 토론과 평가 단계에서는 영화 역사와 미학에 대한 견해를 가진 전문가로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와 예술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두 영역을 대립 개념으로 보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답했다. 이어 “정치적 메시지가 담겼다고 해서 예술이 아닌 것은 아니다”라며 “반대로 정치적으로 의미 있는 주장이라도 예술적 완성도가 없다면 단순한 선전에 그칠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제79회 칸 영화제는 오는 23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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