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고위 임원이 경기 중 쓰러져 8개월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중학생 복싱 선수 가족을 두고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목포MBC 보도에 따르면 김나미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의식불명 상태인 중학생 A군의 가족이 대화를 녹취하려 한 상황을 언급하며 취재진에게 “아들 이렇게 된 걸로 뭔가 한밑천 잡으려고 하는 건가 할 정도로 굉장히 기분 나빴다”고 말했다.
A군은 지난해 9월 제주 서귀포시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시도복싱대회에 출전했다가 경기 도중 쓰러졌다. 이후 8개월째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신중하지 못한 표현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아이는 처음부터 가능성이 없었다. 이미 뇌사다. 깨어날 수 있는 확률이…”라면서 “정말 비교하고 싶진 않지만 마라톤 대회에서 사고로 한 사람이 죽었다. 가족들이 장기 기증해 가지고…” 등 한국 체육을 총괄하는 공공기관의 고위 임원이 선수와 가족을 향해 공감보다 의심과 단정에 가까운 말을 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사무총장은 선수 안전과 보호를 책임져야 할 기관의 주축 인력일 터. 이러한 자리에 선 이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파장은 더 커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대한체육회는 입장문을 내고 고개를 숙였다. 체육회는 “사무총장 인터뷰 내용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번 일로 큰 상처를 입은 선수와 가족, 실망감을 느끼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사무총장 인터뷰 과정에서의 부적절한 발언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선수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할 공공기관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매우 중대한 문제임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6회 산야 아시아비치경기대회 참석차 해외 출장 중인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이번 사안을 보고받은 뒤 일정을 조정해 조기 귀국하기로 했다. 체육회 측은 “유 회장은 귀국 즉시 A군 부모를 직접 만나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 회장은 “선수의 생명과 안전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위로와 공감이 우선돼야 한다”며 “선수의 완쾌를 위해 체육회가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대내외 소통 과정과 내부 관리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겠다고 했다. 더불어 지난해 12월 안전한 체육대회 환경 조성을 위해 회원종목단체 규정을 개정했고, 현재 안전계획 수립 의무화를 포함한 회원종목단체 정관 개정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안에는 종목별 스포츠안전 매뉴얼을 개발해 체육행사 안전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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