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경기를 위해 무릎 시술까지’
스포츠 세계에서 투혼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아름답게만 들리지는 않는다. 선수 보호와 장기적인 커리어 관리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투혼을 강조했다가 자칫 선수의 부상이 악화되면 고스란히 선수와 팀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투혼이 완전히 사라지기도 어렵다. 때로는 극한 상황에서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는 순간이 온다. 그 과정에서 한 편의 드라마가 완성된다.
올 시즌 프로배구 여자부 GS칼텍스의 실바는 무릎 통증을 안고도 챔피언결정전 내내 코트를 지키며 팀의 우승을 이끌고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었다. 프로축구 K리그 부천FC1995의 미드필더 신재원은 동계 훈련 때부터 정강이에 피로 골절이 왔다. 통증이 있었지만 팀을 위해 그라운드로 나섰다. 지난 18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올 시즌 첫 골을 터뜨리며 팀의 2-2 무승부에 공헌했다.
그 감동의 서사를 박지성이 이었다. 이미 자녀들과 공놀이하는 것조차 성치 않을 정도로 망가진 무릎이었다. 현역 시절에만 2차례 무릎 수술을 받을 정도로 그를 괴롭혔다. 박지성이 만 33세이던 2014년 은퇴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물론 은퇴 후에도 무릎 통증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조금만 무리가 가도 물이 차서 뛸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랬던 그가 다시 경기장에 용감하게 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파트리스 에브라, 라이언 긱스 등이 포함된 ‘OGFC’라는 팀을 통해서였다. “죽기 전에 박지성에게 꼭 한 번 패스하고 싶다. 경기장 위 지성이가 그립다”라고 응원한 에브라의 진심에 움직였다. 한 경기를 위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무릎 줄기세포 시술까지 받았다. 다만 회복이 예상보다 더뎌졌다. 그래도 팬들을 위해 몸을 풀었다.
지난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 레전드 팀과의 경기에서 후반 38분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박지성이 이날 뛴 총시간은 10여분. 경기장에는 박지성의 유럽 시절 응원가인 ‘위송빠레’가 울려 퍼졌다. 박지성은 현역 시절만큼은 아니었지만 날카로운 돌파와 간결한 패스를 선보이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도 팬들의 관심사는 온통 한 가지에 쏠렸다. 박지성의 무릎 상태였다. 박지성은 “크게 나쁘다는 반응은 없다. 괜찮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전했다. 오히려 그는 더 오래 뛰지 못해 아쉬워했다. 이어 “조금 더 시간이 있었고 회복 속도가 빨랐다면 팬들에게 더 많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을 것이다. 아쉬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박지성과 현역 시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긱스는 “아직 무릎이 안 좋은 걸로 알고 있다. 회복이 더뎌서 아쉬웠지만 그라운드 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스포츠에서 완벽한 몸 상태는 중요하다. 하지만 때로는 불완전한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울림을 준다. 박지성의 ‘10분 투혼’이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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