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전반에 퍼진 술 콘텐츠 열풍의 이면에는 음주를 친근한 소통 수단으로 포장하는 미디어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술 방송은 대중 수요에 편승한 결과라 할지라도 음주를 미화한다는 미디어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겸 중원대학교 사회과학대 특임교수는 6일 “일상생활 속 술의 긍정적인 부분만 부각되는 게 음주 방송의 가장 큰 문제”라고 문제점을 짚었다. 이어 “20~30대는 음주량이 많이 줄고 있는데 음주 방송만 보면 마치 인간관계를 더 활력 있고 즐거운 시간을 위해서 술이 반드시 필요하다든지, 고민이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술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며 “술을 당연히 마셔야 하는 선망과 낭만의 대상으로 비치고 연성화를 시킨다”고 덧붙였다.
술방으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을 두고 있지만 단순 권고 사항일 뿐 법적 강제력은 없어 효과는 미미한 상황이다. 김 평론가는 “술에도 경고 문구가 있는데 이보다 더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는 방송 콘텐츠에 대해서 무방비적으로 아무 제재 장치가 없다는 건 해악이 더 크다. 주기적인 고지를 통해 위험성을 부각해야 하고 케이블이나 OTT뿐만 아니라 유튜브에도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튜브 콘텐츠는 방송법이 아닌 정보통신망법의 적용을 받는 인터넷 게시물이라 관리·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기존 방송과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자 국회에서는 OTT와 유튜브를 포괄하는 통합미디어법 입법을 추진 중이다. 김 평론가는 “청소년에게 제한 없이 영향을 미치는 상황인데 업계에서 자율 정화를 해야 한다고 본다. 지금은 규제가 모호한데 정부가 빨리 해결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술방의 특정 장면은 SNS를 통해 재생산돼 그 이상의 파급력을 지닌다. SNS가 일상 속 소통 수단으로 자리잡은 청소년이 이같은 콘텐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추후 음주량이 늘어날 수 있다. 김 평론가는 “현재 2030세대가 음주량이 없다고 해도 콘텐츠를 자주 접한 이후의 10대들이 새로 트렌드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이른바 세대 망각 현상”이라며 “SNS로 모든 콘텐츠를 흡수하기 때문에 술 관련 콘텐츠가 공유되는 것도 플랫폼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플랫폼에 대한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이후 자숙과 복귀를 반복하는 연예계 관행 또한 대중의 높아진 법 감정과 업계 현실 사이 괴리감을 더 키운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스타의 복귀를 돕지 않겠다는 업계 차원의 자율 정화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 평론가는 “음주운전하는 연예인을 퇴출하겠다는 업계의 어떤 의사 표현도 없다. 직능 단체들이 의사 표현을 하도록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유도를 해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고 각자 수익에만 함몰된다. 결국은 소비자들이 판단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 태도는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동현 기자 ehdgus121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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