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믿음직한 선수가 되겠습니다.”
좌완 투수 정현수(롯데)에게 2025시즌은 ‘도약’의 시간이었다. 프로 2년차.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진하게 새겼다.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개막 후 단 한 번도 엔트리서 말소되지 않았다. 무려 82번이나 마운드에 올랐다. 리그 전체 1위. 한 선수가 한 시즌 80회 이상 등판한 것은 정현수가 역대 12번째다. 2006년 정우람(당시 SK)과 함께 단일 시즌 최다 등판 공동 6위에 자리했다. 데뷔 첫 해였던 2024시즌, 18경기에 그친 것과는 완전히 다른 그림이다.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터. 연투 횟수도 31회(1위)나 됐다. 심지어 필승조와 추격조마저 넘나드는 상황. 언제 어떤 상황에서 출격할지 모르는 만큼 항상 긴장감을 유지해야 했다. 정작 정현수는 담담하다. “모든 것은 마음가짐에 달린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현수는 “(무의식적으로라도) 오늘 안 나가겠지 생각하면, 몸이 무거워지더라”면서 “무조건 경기에 나간다는 마인드로 준비했다. 경기에 뛰고 싶은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가. 감사한 마음이 컸다”고 전했다.
공짜로 얻은 기회가 아니다. 꾸준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시즌 중에도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의 루틴대로 무조건 경기장에 나와 훈련했다. 식단관리도 철저히 했다. 아침밥을 비롯해 끼니는 꼭 챙겨먹었다. 단백질 등 좋은 것들 위주로 섭취했다. 반대로 탄산음료, 야식 등은 멀리했다. 정현수는 “솔직히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선수”고 운을 뗀 뒤 “트레이너 코치님부터 주변 동료들까지 정말 많은 도움을 줬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 시즌을 온전히 마치고 나니 시야도 넓어졌다. 인상적인 시즌을 보냈지만, 만족감보다는 아쉬움이 먼저 든다. 정현수는 “지난 한 해를 보내며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많이 느꼈다. 잘 던지고 있다가도 갑자기 흔들리면서 점수를 줄 때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많이 배웠다. 무작정 던지는 게 다가 아니더라. 상황 상황을 풀어가는 능력이 필요하더라”고 설명했다. 치열한 연구의 결과일까.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스피드도, 경기 운영능력도 더 좋아졌다.
멈추지 않는다. 비시즌에도 쉬지 않는다. 모교인 부산고, 센터 등을 오가며 부지런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후배들이 반겨주지 않느냐’는 질문에 정현수는 “반겨줘서 고마울 따름”이라고 쑥스러운 듯 웃었다. 정현수가 바라보는 핵심 키워드는 꾸준함이다. “누구든 한 번에 좋은 선수가 될 순 없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뗀 뒤 “밑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였을 때 비로소 믿음직한 선수가 되는 듯하다. 기존 틀은 유지하되, 유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세를 낮췄지만, 정현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훌쩍 높아진 몸값이 이를 대변한다. 기존 연봉 4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상승했다. 상승률 125%. 그만큼 책임감도 커졌다. 정현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더 열심히 해서, 모두가 인정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 시즌을 앞두고 다시 마음을 단단히 먹는다. 정현수는 “부산에서 나고 자라, 롯데 야구를 보며 꿈을 키웠다. 올해는 더 나은 플레이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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