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

검색

“큰 영광입니다” 선발투수 김광현도 꽃다발… SSG의 특별했던 ‘오승환 맞이’

입력 : 2025-08-07 18:16:11 수정 : 2025-08-07 18:23:03

인쇄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사진=SSG 랜더스 제공

 

“늘 본받고 싶은 선배였습니다”

 

등판을 앞둔 선발 투수가 이례적으로 루틴을 깨고 축하 인사를 전했다. ‘전설’과의 마지막 방문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프로야구 SSG가 7일 홈구장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한 투수 오승환(삼성)을 위한 특별한 시간을 마련했다.

 

하루 전 구단을 통해 올 시즌 종료 후 현역 은퇴를 공식화한 오승환은 1군 등록 없이 선수단과 동행 중이다. SSG 구단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7일 경기의 경우 SSG와 삼성 두 팀이 인천에서 치르는 올 시즌 마지막 정규리그 경기다.

 

양 구단은 준비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이날 행사는 ‘은퇴 투어’가 아닌 ‘은퇴 기념 행사’ 형식으로 간소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향후 정식 은퇴 투어는 대구 원정 경기 일정에 맞춰 별도로 열릴 예정이다. 선물 전달과 관련 이벤트 역시 삼성 구단과의 협의를 거쳐 대구에서 진행하기로 최종 조율됐다.

 

이 행사는 플레이볼보다 37분가량 더 앞선 오후 5시53분에 맞춰 시작됐다. 오승환이 먼저 그라운드에 입장해 팬들에게 간단한 인사를 전한 뒤, 양 팀 주장인 김광현(SSG), 구자욱(삼성)이 차례로 입장해 꽃다발을 전달하고 기념 촬영을 진행했다. 이후 양 팀 선수단이 함께한 단체 사진 촬영으로 행사가 마무리됐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이날 선발투수로 등판하는 김광현은 자신의 루틴을 깨고 축하 인사를 전하기 위해 등판 전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대표팀 시절 함께했던 인연을 언급하며 오승환에게 직접 꽃다발을 전달했다.

 

김광현은 “비록 같은 팀은 아니었지만 대표팀에서 함께했고, 제가 미국 진출을 앞뒀을 때는 오승환 선배가 먼저 전화해 구단(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분위기를 상세히 설명해 줬다”며 “덕분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비록 오늘 선발 등판일이지만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 은퇴 행사에 꽃다발을 전달할 수 있어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망의 대상인 선배가 은퇴를 결정하게 되어 아쉬움이 크고,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다. 앞으로의 제2의 인생에도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릴 적부터 선배님의 투구를 동경해왔고, 특히 마운드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나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편인데, 그런 점에서 선배님은 늘 본받고 싶은 선배 투수였다”며 존경의 뜻을 전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의 또 다른 베테랑 최정은 “어제 은퇴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다. 나와 KBO 입단 동기로 같은 해에 프로에 들어왔는데, 이제 마운드를 내려온다고 하니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며 “(오)승환이 형은 마운드 위에서 정말 압도적이었다. 직접 타석에서 상대해봤을 때도 위압감이 대단했고, 전설 같은 투수와 같은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지금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돌직구’에 대한 경의도 전했다. 최정은 “아직까지도 우리나라 최고의 직구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승환이 형의 공을 이야기하고 싶다. 앞으로도 그만큼 강력하고 위력적인 직구를 다시 보기란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마운드에서 후배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셔서 감사드리고,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다. 앞으로의 제2의 인생도 응원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국가대표와 전 소속팀서 인연을 맺었던 후배들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투수 노경은(SSG)은 “한미일 모두에서 정상급 마무리로 활약했던 선수다. 승환이 형은 정말 우러러봤던 선배”라며 “남들이 쉽게 넘볼 수 없는 기록을 세웠고, 후배들에게 늘 다정하고 편안한 선배였다. 타자들이 파울조차 만들기 어려워했던 공끝이 아직도 생생하다. 몸 관리를 잘 해준 덕분에 후배들도 용기를 내 도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이어 “지금까지 야구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도 승환이 형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선배 덕분에 나 같은 선수도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승환이 형이 증명해줬기 때문에 후배 선수들도 계속 도전할 수 있게 됐다”며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과거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포수 이지영(SSG)은 “나도 어린 시절 승환이 형을 보며 많은 걸 배웠다.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던 것도 형 덕분”이라며 “자기 루틴이 확실했고, 경기 준비가 철저했던 선배였다. 그런 자세와 자세가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됐다”고 말했다.

 

뜻깊은 환대에 ‘돌부처’도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오승환은 “갑작스럽게 은퇴 발표를 하게 됐는데 선수로서는 마지막 SSG 랜더스 구장 방문에, 팬분들께 마지막 인사를 드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 SSG 랜더스 관계자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면서 “야구 응원 앞으로도 많이 해주시고, 많이 즐기셨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오승환은 남은 기간 1군 선수단과 동행, 은퇴 투어를 치른다. 삼성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타 구단과의 협의를 거쳐 은퇴투어를 진행하고, 시즌 말미에 은퇴경기도 마련할 계획이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

연예
스포츠
라이프
포토